맥주 제대로 즐기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저녁. 거하게 마시긴 부담스럽고, 한 잔 안하고 넘어가긴 섭섭할 때 목 넘김이 시원한 맥주 만한 것이 없다. 소주보다는 훨씬 가볍고 와인보다는 조금 더 친숙한 맥주는 오랜 세월 콜라와 더불어 음식계의 음료 궁합 1위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술이라 하기보다는 음료로 즐기는 맥주는 시원하고 짜릿하게 넘어가는 맛이 일품으로, 홀짝홀짝 아껴 마시기보다 과감히 목으로 넘겨 맛을 볼 때 제 맛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맥주는 특히 스포츠 경기를 볼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경기를 보며 흥분하고 소리를 지르다보면 목이 칼칼해 지는데, 이때 시원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마시면 어느새 일상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는 것이다. 알고 마시면 100배 더 즐거운 맥주에 관한 진실 혹은 의혹을 시원하게 파헤쳐 봤다.
거품생성 좋아져 맛 살아나
과일주스 섞어도 잘 어울려
◆맥주의 진실
▲병맥주 VS 생맥주
병맥주와 생맥주의 차이는 제조과정의 마지막 열처리 과정에 있다. 생맥주는 맥주를 성숙, 발효시킨 후 여과기로 걸러 통에 넣은 것으로 신선하고 독특한 고유의 맛과 향, 빛깔을 지니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효모의 활동으로 변질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병맥주로, 맥주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하여 열처리 과정에서 살균한 맥주다. 즉 병맥주는 열처리를 해 효모가 죽은 맥주이고, 생맥주는 효모가 살아남아 계속 발효 중인 맥주인 것이다. 생맥주는 살균하지 않은 맥주이기 때문에 풍미는 살아 있지만, 살균처리가 되지 않아 운반과 저장을 잘해야 하며, 소비도 빨리 해야 한다. 이에 비해 병맥주는 12개월 이상까지도 보관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병에 넣은 생맥주도 시장에 나오고, 살균이나 여과방법이 발달해 저장맥주의 풍미도 생맥주에 근접하는 등 그 구분이 확실치 않다.
▲맥주와 온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맥주는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걸 좋아한다. 하지만 너무 차가운 맥주는 혀를 마비시켜 맥주의 맛을 싱겁게 느껴지게 한다. 또한 단시간에 시원하게 하겠다고 맥주를 냉동실에 넣는 것도 좋지 않은데, 급격한 온도의 변화가 맥주의 감칠맛을 떨어뜨린다. 또한 냉동된 맥주는 해동 후에 원래의 맛과 풍미가 살아나지 않는다. 특히 병맥주는 깨질 염려가 있다. 그러나 온도가 너무 높으면 거품만 나오는 맥주가 되어서 맛이 떨어진다.
맥주는 여름엔 화씨 45도, 겨울엔 화씨 50도의 온도에서 가장 맛있다. 이런 온도에서 맥주가 가진 탄산개스의 맛이 제대로 살아나 거품 생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맥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거품으로, 거품이 가득 부풀어 있는 맥주를 거품을 헤치고 쭉 들이켠 후 빈 컵에 거품만 남게 하는 것이 맥주를 가장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다.
▲맥주와 칼로리
많은 사람들이 맥주에 관해 갖고 있는 큰 오해 중 하나가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찐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사실 알콜로 섭취한 칼로리는 혈액순환이나 체온상승에 이용되기 때문에 체내에 축적되는 일은 없다. 맥주의 주성분은 물과 맥아, 호프, 이스트로 직접적으로 살을 찌우게 만드는 성분은 없다. 다만 문제는 맥주의 맛이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마시면 식욕이 증가해 안주로 과식을 하기 때문에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맥주안주인 튀김이나 볶음은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비만을 방지하려면 과일이나 야채 같은 저칼로리 안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맥주 200배 즐기기
▲레몬을 곁들일 것: 맥주에 레몬을 띄우는 것은 새로울 것도 없는 클래식한 방법이다. 차갑게 식힌 신선한 맥주에 레몬 한 조각이 떠있는 모양을 상상해 보라. 레몬은 흑맥주 혹은 단 맛의 맥주에 상큼한 맛을 가미해 줘 기분까지 상쾌해 진다.
▲맥주 칵테일
△소프트드링크: 콜라 혹은 라임소다는 맥주와 믹스하기에 적당한 음료다. 맥주와 토닉을 섞으면 짜릿하게 톡 쏘는 맛을 즐길 수 있다. 진저 앨을 섞어도 좋다.
△과일주스와 시럽: 새콤한 맛의 과일 주스는 이스트 효소의 섬세한 맛, 동시에 거품이 이는 맥주의 발포성과 조화를 이룬다. 너무 새콤하면 과일 시럽을 넣어 섞으면 달착지근한 맛이 가미된다.
△스파클링 와인: 기본적으로 스파클링 와인과 맥주는 창조적인 맛을 선사한다. 기본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활용하고 변형할 수 있는 칵테일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