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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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자 - 내집마련의 기쁨

2008-10-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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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인타운에서 렌트생활을 해 오던 한 부부로부터 문의전화를 받았다. 타운에 마침 적당한 크기의 콘도가 나왔는데 가격도 맘에 들고 해서 도대체 얼마나 다운을 해야 살 수 있고 월 페이먼트는 얼마나 되는지를 알고 싶어하셨다.

두 사람 다 직장생활을 하는 결혼 4년차 이 부부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빠듯한 생활을 한 끝에 6만달러란 큰돈을 모았다. 늦게 결혼을 한 이 분들은 오로지 내집 장만을 위해 알뜰생활을 하였던 것이다. 현재 렌트를 1,500달러에 살고 있는데 월 페이먼트가 2,200달러만 넘지 않으면 콘도를 사서 생활할 수가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우선 두 분이 매우 존경스러웠다. 주택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던 시절 다운페이먼트가 없어도 집을 살 수가 있었고 너도나도 집만 사면 바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능력을 넘어선 주택을 구입하던 때가 불과 몇 년 전 일이다.


월 페이먼트는 아파트 렌트비도 안 된다는 에이전트들의 부추김에 원금이 늘어나는 융자인 줄도 모르고 덥석 계약서와 융자서류에 서명을 했던 때가 그리 오래 전 이야기가 아니다. 이 부부 역시 주택 구입의 권유를 받았으나 자신들의 페이먼트 능력을 넘어선 집을 투기적으로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참으로 올바른 분들이었다. 이런 분들을 제대로 도와 드리는 것이 진정한 보람이 아닐까?

우선 콘도미니엄의 가격은 40만달러. 두 분이 가진 돈은 다운페이먼트를 하기엔 20%가 채 안 되었다. 두 사람 다 크레딧이 좋았으므로 융자가 안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경우 월 약 140달러 정도 되는 PMI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므로 월 페이먼트를 맞추는 게 문제였다. 마침 은퇴구좌에 적립해 둔 자금이 있어서 이를 이용하여 다운 페이먼트를 20%로 맞추기로 하였다. 은퇴구좌에서 첫 집 장만용 자금 인출은 벌금을 내지 않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음은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다운페이먼트로 써야 하므로 에스크로 비용이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다. 요즘 같은 바이어 마켓에서 가장 흔한 방법은 셀러한테서 크레딧을 받는 것이다. 이분들 역시 1만달러를 크레딧 받기로 계약하였다. 이 셀러 크레딧으로 에스크로 비용뿐만 아니라 포인트를 활용해 이자율도 많이 낮출 수가 있게 되었다.

이제 다운 페이먼트와 에스크로 비용을 위한 자금은 조달되었으므로 월 페이먼트를 2,200달러 이하로 맞추는 일만 남았다. 융자금액 32만달러, 30년 고정 5.625%(2포인트), 월 페이먼트 1,842달러, 재산세 420달러, HoA 및 보험료 250달러, 총 2,512달러로 이 부부가 원하는 2,200달러가 훨씬 넘어버렸다. 방법이 없을까?

월 페이먼트를 낮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융자 상품을 고정 대신 변동으로 하는 것이다. 5년 고정(5/1 ARM)이 짧다고 느껴지면 7년 고정으로 하여 이자만 내는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 경우 7/1 ARM Interest Only 5.375%(2포인트), 월 페이먼트 1,434달러, 총 2,104달러로 이 부부의 예산을 맞출 수가 있게 되었다.

이자만 내는 변동 상품은 위험하지 않느냐고 우려할 수 있다. 이자만 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 변동이기 때문에 위험할 수는 있다. 7년 고정의 경우 7년 후 이자율이 변동으로 바뀔 때 시중금리가 올라 있을 경우 나의 금리도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반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변동 상품은 이자율 변동 상한선이 있어서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7년 후에도 역시 그때의 이자율로 융자하는 사람들이 있다.

7년 후 걱정 때문에 현재 내집 마련의 큰 기쁨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에스크로 종결 후 감사카드를 보내 드렸다. “7년 동안 열심히 돈 벌어서 더 큰 집으로 이사 가세요”라고 적어서. (213)393-6334

스티브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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