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참정권 행사 위헤 아주 유익한 기회”

2008-10-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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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3 선거세미나 성료

신민 블랙 “서민위한 정치 필요”
보수 마틴 “검증된 지도자 뽑아야”
자유 미셸 “더 이상 밀실 정책 안돼”
녹색 마샬 “친환경적 삶도 풍요로워”

한인2세와 캐나다 주류사회 간 교량 역할을 하는 C3소사이어티(회장 스티브 김, 이하 C3)가 한인 사회의 투표권 행사를 위해 큰 선물을 안겼다.

10.14 총선을 맞아 C3 주최로 30일 저녁 7시30분 코퀴틀람 이그제큐티브 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선거세미나에는 뉴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 지역구에 출마한 대부분의 후보가 참석해 정견 발표와 열띤 토론을 벌이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토론을 보기 위해 참석한 한인과 각 후보의 지지자가 200여석의 토론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C3 성제헌 이사의 캐나다 선거제도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 세미나는 각 후보가 주어진 15분 안에 후보소개 및 정견발표를 하고 미리 주어진 2개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3선을 노리는 돈 블랙(신민당)의원은 “지역구에 헌신해온 삶”이라고 본인의 의정생활을 강조하며 대기업 편향적인 보수당 정부의 경제관을 바꾸기 위해 신민당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블랙 의원은 “하퍼 정부가 범죄를 줄인다면서도 치안력 강화를 위한 경찰 신규채용 약속을 지키지 않고 특히 코퀴틀람은 경찰 1인당 주민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중 하나”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며 새이민자 지원 확대, 교육예산 확보 등 서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겠다고 설명했다.

녹색당 마샬 스미스 후보는 전북 군산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한 경력을 소개하며 “경기 불확실 시대에는 각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경제를 살리는 길이며 캐나다도 공해를 유발하는 화석연료대신 친환경적인 대체연료 개발을 통해 새로운 부를 창출할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스미스 후보는 또 “서울처럼 대중교통을 더욱 확충하면 자가용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우리가 바라는 2020년의 모습이 어떨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누구를 지지할 지 답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자유당 미셸 하센 후보는 “캐나다 적십자에서 이민과 인권을 담당하고 있고 무슨 일을 하든 공평무사하게 추진하는 것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하센 후보는 “보수당 정부 집권 2년반동안 캐나다 경제는 선진8개국중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지고 올 상반기 GDP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하퍼 정부는 탄탄한 지도력이 없으며 환경, 교육, 의료 등 논의돼야 할 많은 사안이 제대로 국민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밀실에서 결정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아 마틴 후보(보수당)는 아시아계 여성이자 교사로서의 모습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자신에 대해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있다며 자신을 “자랑스러운 보수당 후보”라고 소개했다. 마틴 후보는 “정치에서 ‘지도력’이 가장 중요하며 하퍼 총리야말로 가장 능력있고 합리적 지도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마틴 후보는 “정치인은 주민 의사를 느끼고 현실정치에 반영하는 것이 우선이며 인근 지역구의 제임스 무어 의원과 함께 더 나은 지역구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병원대기환자의 적체에 대한 대책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각 후보는 입장에 따라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하센 후보는 의료 인력의 공급이 가장 시급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마샬 후보는 국민을 건강하게 만들면 자연히 병원을 찾는 이가 줄어든다고 대답했다. 마틴 후보는 외국에서 더 많은 의료인력을 들여옴과 더불어 병원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견해를 보였고 블랙 의원은 의료 시설 부족을 핑계로 민영화하는 데 반대하며 약값을 줄이면 전체적인 의료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후보들은 참석자들이 던진 날카로운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보수당 마틴 후보는 2006년 예산에서 여성 인권 관련 예산의 40%가 삭감된 데 여성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더 중요한 일에 세금을 지출하느라 그랬을 것”이라며 “당선된다면 관련 예산을 다시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자유당 하센 후보는 자유당이 개정이민법을 반대한다고 하면서 막상 표결에서는 거부하지 않았다는 질문에 “자유당이 집권한다면 관련법안을 철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방문시 항공기를 이용했을 텐데 비행기에서 나오는 탄소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녹색당 마샬 후보는 “출퇴근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소유하고 있는 차도 연비가 가장 좋은 친환경적 차를 이용해 배출된 탄소를 만회하려한다”고 응답했다.

신민당 블랙 의원은 기업세를 올리겠다는 잭 레이튼 총재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신민당은 현행 22%인 기업세를 15%로 낮추는 보수당의 정책보다는 현 세율을 유지해 더 많은 혜택을 서민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에 열린 세미나는 당초 참여 여부가 확실치 않던 일부 후보도 자리를 지켜 지역구 및 한인 유권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한인 사회의 정치력 확대를 위한 C3의 기획력과 추진력에 박수를 보내는 이가 많았다.

2시간이 넘게 이어진 세미나를 지켜본 한 참석자는 “각 후보의 정견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며 “C3가 큰 일을 해냈다”고 대견해했다. 참석한 후보도 처음으로 열린 공개 토론회를 통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투표율이 높아진다며 주최측과 참석자에 대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신경썼다”는 C3측은 11월에 치러질 시의회 선거와 내년 주의회 선거에도 후보토론회를 개최할 뜻을 밝혔다.

/이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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