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헤레즈 ‘셰리 와인’ 본고장

2008-10-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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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생산지’스페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최대 와인산지 중 하나인 스페인. 와인전문지인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해의 100대 와인’에 스페인산은 8개로 지난 2006년보다 4개나 늘었다. 이는 100대 와인에 포함 된 16개 국가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으로, 스페인 와인은 상위 5개국 중 평균점수가 유일하게 상승한 국가이기도 하다. 게다가 평균 가격은 유럽 국가 중에서 제일 낮다보니 ‘착한 가격’에 ‘착한 맛’의 와인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계서 포도 농장 가장 많아… 벌크와인 다량 수출
‘리오하’ 지역 스페인 최고의 레드와인 산지로 명성


◆스페인 와인의 역사

스페인 와인의 역사는 기원전 550~52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로마제국이 건설되기 이전 그리스인들이 이미 카탈로니아 지방에서 와인을 생산했다. 이후 기원전 3세기 로마인에 의해 돌로 만든 통에 자연 발효시키는 와인 제조기술이 전수됐고, 8세기 경 스페인을 정복한 무어인들이 스페인에서 식용포도를 재배했다. 1870년, 필록세라가 프랑스의 포도재배 지역을 강타하면서 포도 재배 업자들이 스페인으로 이주했는데, 이때 프랑스의 선진 양조 기술이 스페인에 전수됐다고 한다.

스페인 와인의 품질이 급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후반 스페인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리오하(Rioja)에서부터 품질 향상 운동으로부터다.

1972년부터는 정부에서 자체적으로 와인 등급 기준을 지정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스페인 와인은 세계 어느 지역의 와인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고품격 와인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다. 스페인 와인 중 가장 유명한 헤레스(Jerez)는 리오하의 와인과 함께 19세기부터 화려한 시기를 맞았고, 이후 토로(Toro), 루에다(Rueda), 카스티야(Castilla) 등이 새로운 와인 산지로 떠올랐다.

◆스페인의 지리적 배경

아베리아 반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페인은 북동부 프랑스 국경인 피레네산맥과 서쪽 포르투갈과의 국경을 제외하고는 모두 긴 해안선으로 둘러싸여 있고 영토 중앙에는 고원지대가 형성된 무덥고 건조한 날씨의 산악 지대 국가다. 포도재배에 필요한 다양한 자연적 요소들을 갖췄고, 세계에서 포도 농장이 가장 많은 나라로 포도 재배 면적이 160만 헥타아르에 달한다. 그러나 고산지대이고 포도나무가 수령이 오래되고 포도와 다른 작물을 혼합해서 재배하기 때문에 단위 면적당 포도주 생산량은 적다. 북쪽과 내륙은 대륙성 기후로 대서양의 영향을 받으며, 서부 해안과 남쪽 재배지는 지중해와 북아프리카 기후의 영향을 받는 등 지역 특색이 뚜렷한 와인들을 생산한다. 스페인의 와인 생산량은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병에 담겨있지 않은 와인인 벌크와인(bulk wine)도 많이 수출하고 있다.

◆스페인 와인의 포도 품종


스페인에는 200종에 이르는 포도 품종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아이렌(Airen) 종 외에 7개 품종이 전체의 7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넓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레드와인 포도 품종으로는 최고 품종인 템프라니요(Tempranillo) 외에 가르나차 틴타(Garnacha Tinta), 그라시아노(Graciano), 모나스트렐(Monastrell) 등이 있다. 화이트 와인용 품종으로는 가장 수확량이 많은 아이렌 이외에도 비우라(Viura), 말바시아(Malvasia), 가르나초 블랑코(Garnacho Blanco) 등이 유명하다.

◆스페인의 와인 산지

▲리오하(Rioja): 자라고자(Zaragoza)의 서쪽에 위치한 에브로(Ebro)강 유역인 리오하는 스페인 최고의 와인산지다. 인접 지역인 프랑스 보르도에 필록세라가 만연하여 상인들이 보르도를 대체할 만한 지역을 물색할 때 발견된 지역으로, 리오하의 레드 와인의 경우 스페인의 보르도 와인이라고 불릴 만큼 명성이 높다. 대표적인 포도종은 템프라닐로지만 항상 가르나차 등과 섞어 포도주를 빚는다. 리오하 바하(Rioja Baja) 지역은 알코올 함량이 높고 맛이 밋밋하고, 리오하 알라베사(Rioja Alavesa) 지역의 와인은 숙성이 짧아 금방 마실 수 있고 과일 맛이 풍부하며, 리오하 알타(Rioja Alta) 지역은 고급 와인 생산의 중심이다.
생산되는 와인의75% 정도가 레드 와인이고 15%가 ‘로사도(rosado)’라 부르는 로제 와인이며 약10% 정도가 화이트 와인이다.

▲헤레즈(Jerez): 스페인의 가장 남쪽 안달루시아(Andalucia) 지방에 위치, 1만 5천 헥타르의 넓은 지역으로 백암토 토질로 포도주 생산에 최적의 여건을 가지고 있다. 헤레즈는 무엇보다도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인인 셰리(Sherry)의 고장으로 유명한데, 셰리는 헤레즈의 영어식 발음이다. 헤레스에서 만들어지는 셰리는 와인을 증류하여 만든 브랜디를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를 18~20% 정도로 높이고 산화 시켜서 만든 강화 와인이다. 셰리는 주로 식전주로 많이 즐기고, 포르투갈의 포트와인과 함께 디저트 와인으로도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다.

▲리베라 델 두에로(Rivera del Duero): 마드리드 북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빠르게 와인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가 만든 우니코(Unico)가 유명하다. 우니코는 주로 템프라니요 포도와 20%의 카버네 소비뇽 포도로 만드는데, 농도가 진하고 수명이 오래가므로 오크통 속에서만 10년 이상 숙성하는 등 오랜 기간 숙성해야 하는 아주 값비싼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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