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韓-美 무비자‘걱정반 기대반’

2008-09-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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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한인동포 악영향에 촉각

▶ “한인경제 오히려 도움” 전망도

한미 비자면제관련 실무협상이 지난 24일 타결되면서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비자면제 프로그램이 내년 초부터 전격 시행될 것으로 보여 미국과 인접해 있는 밴쿠버지역 한인들은 한미 무비자 시행이 한인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인들은 이번 한미 실무협상 타결소식에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왔던 것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다 면서도 캐나다보다 미국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속성에 비춰볼 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한 한편에서는 한미 무비자 시행에 따라 한국인들이 북미주에 더 많이 몰려온다면 부수적으로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밴쿠버 지역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리얼터 김 모씨는 “한미 무비자 시행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실상 밴쿠버 부동산 관심도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오히려 미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져왔는데 이번 한미 무비자 실무협상 타결로 렌트 시장마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리얼터는 “유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있는 밴쿠버 다운타운의 경우, 렌트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리얼터는 “최근 부동산 매매가 거의 되지 않는 상태에서 한미 무비자 실무협상 타결은 곧 밴쿠버 한인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가 추가된 거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다운타운에서 유학원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한국과 미국의 무비자 시행이 단순 관광비자 3개월 내지 6개월이기 때문에 유학을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려면 유학비자를 따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여전히 캐나다 특히 밴쿠버가 단기 유학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무비자 시행보다 오히려 한화 대비 캐나다 루니의 가치 상승이 더 큰 걱정거리라고 밝혔다.

여행업계와 항공업계는 이번 한미 무비자 실무협상 타결이 단기적으로 는 밴쿠버를 찾는 여행객 숫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욱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한미 무비자가 시행되면 단기 여행을 위해 밴쿠버를 찾았던 고객들 중 약 10%가 줄어들 것으로 예견된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서 시장에 일게되는 일종의 ‘붐’ 현상이 사라지고 나면 미국 국경과 인접한 밴쿠버를 찾는 단기 여행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미 무비자가 시행되어도 미국과 캐나다의 마켓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미국 가기를 희망하는 한국민의 여망이 채워진 후 캐나다가 미국에 비해 그다지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되살아난다면 오히려 캐나다 시장은 더욱 견고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무비자 시행이 밴쿠버 한인경제에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인들은 한미 무비자 시행에 대해 ‘걱정반 기대반’을 나타내고 있다.

/안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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