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리는 보수당”

2008-09-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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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리서 경찰 동원해 취재 봉쇄

보수당이 선거 유세 중이던 집권당 후보에 대한 언론의 취재에 경찰을 동원해 막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써리-노스에 출마한 보수당 소속 도나 캐드먼(Cadman) 후보는 23일 저녁 유세중 3년전 사망한 척 캐드먼 전 의원에 대한 보수당 정부의 매수설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주저했으며 현장에 함께 있던 스티븐 하퍼 총리의 측근이 경찰에 연락해 출구를 봉쇄하는 동안 캐드먼 후보와 다른 출마자들이 현장을 빠져나가도록 했다.

도나 캐드먼 후보의 남편인 척 캐드먼 전 의원(무소속)은 2005년 자유당 정부 집권 당시 보수당에서 암 투병 중이던 척 캐드먼 의원에게 재정 지원을 미끼로 예산안 투표에서 매수하려 했다는 회고록을 사망 후 공개해 전국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으며 이후 도덕적으로 흠집이 생긴 보수당과 이를 지적하는 자유당간에 법적 공방이 계속 진행중이다.


취재 방해에 대한 기자들의 항의에 하퍼 총리측 대변인은 “지역구 후보는 지역구 현안에 충실하는 것이 우선이며, 전국의 상황을 다루는 언론사와의 인터뷰가 급한 것이 아니다”고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 대변인은 “매일 오전 언론에 선거 상황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언론은 보수당에 대해 “예전부터 공개되고 싶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자기 당 후보라도 철저히 입막음하는 전통이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보수당의 언론 기피 습관은 2004년부터 시작됐으며 당시 낙태나 헌법 개정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관해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묻는 언론의 취재를 방해해 당내 소통 부재를 야기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대변할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비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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