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호텔 매니저 등으로 맹활약
11월 선거서 선출직 판사에 도전도
UNLV 유학생들 한-미 가교역 ‘톡톡’
불경기에 신음하고 있는 라스베가스에 한인 유학생과 1.5세, 2세 등 젊은 세대의 사회 진출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한인사회에 희망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의 진출이 예전과 달리 호텔 카지노와 일반 서비스업에 편중되지 않고 매우 다양해지고 전문화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인 젊은이들은 호텔 직원, 카지노 딜러, 식당업, 여행업 등 소위 라스베가스형 서비스 직종에 주로 진출해왔다. 물론 라스베가스가 이 분야를 제외한 산업기반이 미약하고 종속적이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자녀들을 양육해 온 한인 부모들의 시야가 그 만큼 좁았던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그러나 부동산 붐에 힘입어 도시가 급성장하고 한인사회 역시 외부로부터의 인구 유입이 본격화 되면서 우수한 젊은이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고, 어느 민족보다 우수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한인들을 위한 통로가 그 만큼 넓어진 것이다.
11월 선거에서 노스 라스베가스 판사직에 출사표를 던진 크리스 이씨의 경우 이 지역 검사를 거쳐 현재 주정부 총무부 부장관을 맡고 있는 인물로 주류사회에서도 주목받는 한인 2세다.
지난 예비선거 때 48%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는 이씨는 상대후보가 이 지역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흑인과 히스패닉이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지만 가장 당선이 유력한 후보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박상인씨의 경우 월마트 전문 로펌인 PSA에서 상법전문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월마트가 세계 최대의 유통사라는 점에서 이 분야 최고의 전문 변호사가 라스베가스에서 교육받은 한인 1.5세가 될 날도 기대해 본다.
같은 1.5세인 박정인씨의 경우 최고급 호텔인 시저스 팰리스의 프론트데스크 매니저로 호텔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이사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는 그녀는 UNLV 출신으로 이 업계 제일의 호텔리어가 될 꿈을 가지고 있다.
리방코리아의 이나래양은 라스베가스 최대의 카고 렌탈사인 버짓의 대리점 매니저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가 유창한 나래양은 필드 비즈니스를 현장에서 훈련받으며 여성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는 1.5세다.
수년 전부터 UNLV 유학생들의 사회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부모가 한국에 거주하고, 고교 또는 대학생활을 한국에서 해와 1.5세, 2세와 달리 한국에 나름대로의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의 사회진출은 한국과 연계성을 지닌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10년전 UNLV에서 컨벤션을 전공한 Y씨는 졸업 후 컨벤션투어 전문회사를 개업하여 한국의 컨벤션 출품업체와 참석인원들을 주 고객으로 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 재학중인 S씨는 이미 한국과 러시아에서 조형미술과 무대장치 등을 전공한 후 이곳에서 컨벤션을 추가로 공부하고 있다. S씨는 졸업 후 한국의 지원을 받아 컨벤션 부스 디자인과 장치사업을 펼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구 한인회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우리 1세들이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데만 온 정성을 다 해왔으나 앞으로는 1.5세, 2세들이 한국과의 연계성을 가지고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인단체와 기업인들이 좀 더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문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