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라스베가스 지역 중국계들의 결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라스베가스에는 약 8만명의 중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필리핀, 베트남, 태국,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화교권을 합하면 10만을 훌쩍 넘고 있다. 이들에게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큰 것 같다.
올림픽 기간 동안 차이나타운은 밤새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집에서 친지들과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올림픽 경기를 응원하는 사람들로 마켓의 매출이 급증하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대만, 중국 본토, 홍콩, 제3국 화교 등 출신지역에 따라 뚜렷한 차이와 거리를 두어왔던 중국인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하나의 중화인으로 뭉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차이나타운 랜치마켓의 매니저인 잭슨은 올림픽 기간 동안 신문 판매부수가 크게 증가했으며 평소 출신지역에 따라 판이한 시각으로 기사가 실리던 신문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과 중화권의 단합을 외치고 있다고 전하고 마켓의 손님들도 출신지에 관계없이 본토산 술을 많이 찾았다고 덧붙였다.
한국 화교 출신인 장미령씨는 예전에는 한국에서도, 중국에서도, 대만에서도 차별이 심해 미국으로 오게 됐는데 최근에는 한국 출신 화교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올림픽 내내 중국, 대만 ,홍콩, 한국을 모두 응원하느라 목이 다 쉴 정도였다고 말했다.
8월에 개최된 신발전과 잡화전등 대형 컨벤션은 이미 중국 업체들로 채워져 있었으며 스트립에는 중국 관광객과 바이어들이 북적거렸다. 중국인들은 ‘화상’을 통해 이미 세계 상권을 하나로 묶어왔지만 이번 올림픽으로 본토의 위상을 더욱 다져 진정한 세계의 구심점으로 거듭나려함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인 비즈니스들도 이들 중국계를 공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 800만명의 화교와 중국인들이 찾아오는 라스베가스는 이미 거대한 중화권 소비벨트 안에 포함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인 비즈니스들도 하루 속히 이들 벨트와 연계성을 가져야 하며, 또한 이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한국 상품과 문화의 도입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시영 전 상공회의소 회장은 앞으로는 한인 비즈니스도 한인+주류에서 한인+주류+중국인을 상대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