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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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자-내일 금리가 내려갈까요?

2008-07-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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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경제학과의 로버트 쉴러(Robert J. Shiller)란 교수가 있다. 지난 2000년 초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란 책을 통해 당시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붕괴를 예고했는데 실제 나스닥지수가 그 후 2년여 동안 4분의1 토막으로 폭락하면서 전 세계에 유명해진 경제학자이다.
또한 동료학자들과 더불어 미국 20대 도시 주택가격 동향의 벤치마크인 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Case-Shiller Home Price Index)를 개발하였으며, 현재진행중인 주택가격 거품과 그에 따른 필연적 폭락을 예고, 정확히 맞춤으로써 그 유명세를 검증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지난 4월말에는 미국 주택가격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으로 대공황 때의 30%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 또 한번 세인들을 놀라게 했는데 요즘 같아서는 그의 말이 맞고도 남을 것 같다(전국지수 기준 2008년 1/4분기 현재 20% 하락한 상태).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세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뼈아픈 실패담이 있다.
쉴러 교수는 1996년 12월 이미 미 상원경제위와 앨런 그린스펀 당시 FRB 의장과의 만남에서 지속적으로 미국 주가는 버블이라고 천명했다. 그때 당시 다우지수 5,500대, 나스닥지수 1,200대였다. 두 지수는 그러나 그 이후로도 폭발적으로 상승해 2000년 초까지 다우는 두배(1만1,000대), 나스닥은 거의 네배(4,600대)까지 상승했다. 다시 말해서 쉴러 교수는 이미 1990년대 말 미국주식시장에 대하여 너무도 명확하게 틀린 예상을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쉴러 교수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에서 유발된 비합리적 자산가치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하락하여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그의 이론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주택융자 담당자로 일을 하면서 손님들에게서 받는 가장 대답하기 힘든 질문 중의 하나가 ‘내일 모기지 이자율이 어떻게 될까요?’ 혹은 ‘앞으로 이자가 내려갈까요?’등과 같은 질문들이다. 통계학, 경제학, 컴퓨터 프로그램 등으로 무장하여 여러 동료 후배학자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금융시장의 미래를 예상하는 최고의 경제학자 쉴러 교수도 터무니없게 틀리는데 하물며 한낱 주택융자 담당자가 어떻게 금융시장의 내일을 알 수 있단 말인가?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빵가게 주인에게 내일 밀가루 가격이 어떻게 될지를 묻는 것과 마찬가지 종류의 질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빵가게 주인은 밀가루 가격을 예상하는 사람이 아니고, 손님의 구미에 맞게 이쁘고 맛있게 빵을 만들어서 원하는 날짜에 배달해 주는 사람이다. 증권중개인은 증권(주식과 채권)의 미래가격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증권거래의 전문가이다. 부동산 중개인도 역시 부동산 가격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부동산 거래의 전문가이다. 마찬가지로 은행의 융자담당자는 이자율을 예측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융자상품, 자격요건, 구비서류, 융자비용 등 융자의 여러 가지 조건을 손님의 상황에 맞게 상담해 줌으로써 융자가 약속된 기일 내에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융자전문가이다.
얻지 못할 답을 찾아서 시간낭비 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이자율과 포인트/론피 및 융자비용을 비교 가장 좋은 조건의 렌더를 찾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또한 융자를 진행하기 전에 이자율을 락인(lock in)하여 이자율 변동 리스크에 스스로를 노출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213)393-6334
스티브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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