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같은 민족인데도 섬뜩”

2008-07-20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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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관광 다녀온 한인, 북한인들 불친절 지적

한국 뿐 아니라 미주 한인들에게도 충격을 준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과 관련, 최근 개성에 다녀온 미시간 출신 한인 남성이 자신도 봉변을 당한 적이 있다며 북한 관광 자제를 당부했다.

지난 4월 29일 관광차 개성을 방문한 박영규씨(61)는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관광을 떠났다가 험한 꼴을 당해 당혹스러웠는데 박왕자씨는 총에 맞기전 얼마나 무섭고 황당했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씨가 밝힌 북한측의 과잉 대응 사례는 모두 3가지. 첫 번째 사건은 함께 갔던 한국 여성이 개성공단의 북한 가이드로부터 당한 봉변이다. 박씨는 경상도 출신 50대 여성이었는데 가이드들이 달고 있는 김일성 배지의 모양이 동그랗거나 네모나게 생겨 궁금증이 생겼던 것 같다. 배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형태가 다른 이유가 뭐냐고 묻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달려들어 주먹질을 하더라. 그 여성이 쓰러지자 발로 밟으려고까지 해서 주위 사람들과 함께 뜯어말리느라 혼났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행패를 부린 이유를 들어보니 배지에 그려져있는 김일성 사진에 손가락질을 해서 그랬다는데 정말 기가 찰 노릇이라고 개탄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박영규씨가 직접 당한 사례다. 개성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박연 폭포를 오르는 도중 천마산 관음사에 머리를 기른 스님이 있어 말을 걸어보려 했는데 가이드가 눈을 부릅뜨면서 위협을 가했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마치 협박을 하듯 가까이 다가와 노려보면서 ‘말 걸지 말라’고 해 순간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관광 중 북한 사람들이 서너명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있길래 한국 담배를 권했더니 ‘그쪽 담배 10가치를 줘도 우리 담배 1가치만 못하다’면서 역정을 내더라며 도대체 세뇌교육을 얼마나 받으면 사람이 같은 민족인데도 그렇게 달라지는지 섬뜩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될수록 북한에는 안가는 게 좋겠다며 현재 북한 관광을 계획 중인 한인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막상 가보니 별로 볼 것도 없는데다가 손님을 대하는 태도나 의식 수준도 기대 이하라며 다행히 나는 별일 없이 다녀왔지만 조금만 비위를 거슬러도 분위기가 흉흉해져 금강산 피살 사건처럼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는 듯 했다고 말했다.
봉윤식 기자 feedpump@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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