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비큐에 어울리는 와인

2008-07-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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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갈비·불고기엔 ‘진판델’ 제격

독립기념일과 함께 본격적인 바비큐 시즌이 찾아왔다. 탁 트인 공원이나 뒷마당, 정원에 모여 그릴에 구워먹는 바비큐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은 함께 곁들여 마시는 와인이다. 한인들은 특히 고기 먹을 때 함께 마시는 주류를 빠뜨리지 않는다. 많은 한인들이 소주나 맥주를 주로 즐겨왔지만 최근에는 웰빙 추세에 발 맞춰 와인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친지들과 모여 지글지글 맛있는 바비큐도 즐기고, 잘 어울리는 와인도 즐기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중요한 것은 어울리는 와인을 매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와인과 음식의 조화는 ‘결혼’을 뜻하는 단어 ‘마리아주’(Marriage)라고 부를 만큼 중요하다. 한인들 사이에 와인 문화가 확산되면서, 불고기와 김치 등 한국 음식에 와인을 곁들이는 경우도 많아졌다. 독립기념일을 맞아 바비큐에 어울리는 와인을 소개한다.


버섯이나 해물, 야채를 굽는 경우 소스가 연하고 담백한 요리에는 묵직하고 산미가 있는 화이트 와인이 적격이다.


카버네 소비뇽 묵직한 맛
구운 고기 그을린 맛 살려

▲진한양념 고기는 레드와인, 담백한 요리는 화이트 와인
음식과 와인 매치에 관한 가장 유명한 공식은 육류요리에는 레드와인을, 생선이나 해물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스테이크처럼 진하고 검붉은 소스가 들어가는 음식은 레드 와인이, 훈제처럼 소스가 없는 담백한 요리에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 어울리는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 육류는 레드와인, 생선은 화이트 와인 공식을 적용하기 보다는, 진한 양념으로 간을 한 새우 등 해물요리에는 레드와인을 곁들이는 등 음식의 풍미를 살펴 어울리는 것으로 곁들이자.

▲프라임 스테이크는 드라이한 레드 와인
고기와 레드 와인이 잘 어울리는 이유는 육질을 씹는 맛이 레드 와인이 갖고 있는 떫은 맛인 태닌 성분이 서로를 잘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 프라임 스테이크에는 특히 드라이한 카버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 잘 어울린다. 카버네 소비뇽의 진하고 묵직한 맛이 구운 고기의 그을린 맛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서로의 맛을 돋워 주는 역할을 한다.

▲양념 돼지갈비나 삼겹살
한국 사람들은 프라임 스테이크와 소시지이외에도 양념 돼지갈비, 삼겹살 등을 구워먹는 경우도 많다. 양념을 진하게 한 돼지갈비나 불고기에는 드라이한 레드 와인 보다는 과일 맛이 강한 진판델(Zinfandel)을 곁들여 마시면 좋고, 불고기나 제육볶음은 카버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어울린다.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은 상큼한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나 혹은 피노 누아(Pinot Noir)를, 쇠고기 로스구이에는 셍테밀리옹(Saint-emilion)을 곁들이면 좋다.

▲해물은 화이트 와인
버섯이나 해물, 야채를 굽는 경우 소스가 연하고 담백한 요리에는 묵직하고 산미가 있는 화이트 와인이 적격으로, 샤도네(Chardonnay)로 만든 칠레산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 야채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버섯은 가볍고 상큼한 로제(Rose) 와인과 함께 좋은 궁합을 이룬다. 드라이하고 풍미가 강하지 않는 화이트 와인은 매운 양념을 한 요리와도 의외로 잘 어울리는데, 고추장의 매콤한 맛이 약해져 매콤한 음식을 부드럽게 해 준다. 생선 요리의 경우 상큼한 리즐링(Riesling)으로부터 무거운 샤도네까지 자유롭게 곁들일 수 있다.

▲김치나 찌개에는 스파이시한 와인
구색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 한인이라면 바비큐를 구울 때 김치를 함께 굽거나 혹은 따로 김치찌개를 끓여 곁들이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 매운맛과 신맛, 짠맛까지 어우러진 김치는 어울리는 와인을 찾기가 쉽지 않는데, 아주 톡 쏘는(spicy) 맛의 와인이 잘 어울린다. 상큼하게 톡 쏘는 맛의 게부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 과일 맛이 강한 리즐링은 짠맛과 매운맛이 강한 요리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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