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호주의 입각 남북관계 개선”

2008-06-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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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 차 밴쿠버 방문한 손재식 전 통일원 장관

▶ 20년 전 비하면 교류 격세지감

민주평통캐나다서부협의회 에드몬튼 지부(정재흥 지부장) 초청으로 손재식 전 통일원 장관이 16일 밴쿠버를 방문했다.

에드몬튼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전 본사를 방문한 손 전 장관(75세,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명예원장)은 “현재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다소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어 있지만 머지않아 상호주의에 입각해 관계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전 장관은 남북한 교류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 1982년 1월부터 1985년 2월까지 통일원장관을 역임했다. 다음은 손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손 장관께서 재직할 당시와 지금은 남북관계가 크게 변했지요?
▲제가 재직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의 남북관계는 격세지감이 있을 만큼 많이 진전됐습니다. 당시 남북한 대화는 단절되어 있었고, 대결구도였었는데 1984년 한국(남한)에서 발생한 큰 수해로 인해 북한이 구호물자를 보내주겠다고 제의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남북한 체육회담, 남북한 적십자회담, 남북한 경제회담 등 남북대화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수재물자 지원으로 남북대화가 이뤄졌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전에 남한에서의 남북대화 노력은 없었나요?
▲제가 장관취임 후 한 달 정도 지난 1982년 2월 1일 ‘20개 시범사업’을 제안했었습니다. 주요 내용은 △남북한 철도 연결하자 △끊어진 도로 연결하자 △금강산, 설악산 공동관광지역으로 개발해 이용하자 △남북한 합작투자를 하자 △남북한 언론인간의 상호방문 및 자유로운 취재를 허용하자 △각계 인사들의 교류를 갖자 등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제의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실행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남북한 관계가 악화되는 양상인데요.
▲새 정부에서도 포용정책, 교류협력을 계속 추진해 나갈 의지가 있기 때문에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와는 달리 교류방식이 조금 개선된 상태에서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봉쇄정책 같은 것은 펴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체결한 협정을 성실히 이행하고 지원하되 보다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핵무기 불능화와 대북 지원을 연계시킬 수도 있겠지요. 또한 남북한 투자합작 역시 정치적 측면보다 경제원칙과 경영원칙에 충실하면서 경제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밴쿠버 교민들에게 당부말씀은.
▲캐나다에 살고 있더라도 ‘한민족 일원’이라는 의식을 갖고 조국의 통일, 번영을 위해 계속 기여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분단된 조국의 통일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협조해 주길 바랍니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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