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스로드 한인업소 좀 도둑 끓어

2008-06-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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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인 일행 손님 가장… 업주 주의 끈 후‘슬쩍’

▶ 진열장 열쇠 따기도..들키자 태연히 떠나

노스로드 인근 한인이 운영하고 있는 업소에 손님을 가장한 떼도둑이 잇따라 들면서 이 지역 업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 5일 오후 2시50분경 노스로드센터 내 한 휴대전화기 업체에 한 무리가 들이닥쳤다. 백인남성 3명과 여성 1명, 그리고 인도계 남성 1명 등 5명으로 이뤄진 이들 일당은 과장된 행동과 질문으로 가게에 근무하던 직원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각자 정해진 역할에 맞춰 직원들의 주의를 분산시켰고 이 틈을 타 일행 중 2명이 가져온 열쇠로 잠긴 진열장을 연 후 그 속에 있던 휴대전화를 꺼내 품속에 넣고 건물 밖에 대기해 있던 차량(포드 SUV)로 전달했다.


다시 가게로 돌아온 이들은 유인책이 계속해서 매장 직원들에 상담하는 척 하며 시간을 끄는 사이 같은 수법으로 또 다른 휴대전화를 빼돌렸으며, 이윽고 세번째 범행을 시도할 무렵 사무실내에서 감시카메라로 매장 내를 살피던 직원 한 명이 낌새를 채고 막아서자 태연하게 시치미를 뗐다.

한 직원이 도난당한 물건을 찾기 위해 가게 밖으로 나갔지만 이미 문제의 차량은 달아난 후였고 이들 일당도 하나 둘씩 달아나기 시작했다.

당시 매장에 있던 매니저 아론 박씨는 “이들의 체구가 상당히 컸고 매장에 들어설 때부터 불량스러워 신경을 쓰긴 했지만 잠겨있는 진열장까지 열고 휴대전화를 훔쳐 가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고 놀라워하며 “범행 현장을 적발한 직원이‘매장 내 감시카메라가 있다’고 범행 사실이 녹화됐음을 암시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직원의 이름을 부르며 욕설을 퍼붓는 등 막무가내 였다고 증언했다.

실제 이들이 매장 내 카메라의 위치를 확인하고 빤히 쳐다보면서도 대담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이 녹화된 방범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업소 측은 연방경찰(RCMP)에 신고했지만 이들을 찾아내 훔친 물품을 되찾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문제는 피해 업소가 한 업체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상가 관리위원회에 피해사실을 알린 이 업체는 관리 측으로부터 지금까지 도난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올해에 발생한 사건 내역만 해도 TV와 컴퓨터 등 주위 가게에서 모두 8차례나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봤다.


박씨는 “관리위 측에서 도난에 주의하라는 서신을 보내왔지만 피해를 입기까지 그다지 신경쓰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직원이 많이 근무하는 대낮에 들이닥친 걸 보면 상당히 경험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밴쿠버의 경우 강력범죄율은 낮지만 좀도둑이 많이 발생하는 편이라며 특히 한인업소의 경우 피해를 입더라도 언어 문제로 신고를 꺼릴 경우 이들의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반드시 피해업소의 신고를 당부했다.

경찰은 또 절도범 일행이 업소 측의 주의를 끌기 위해 부산스런 행동을 하거나 여러 질문으로 관심을 딴 데 끌려 해도 절대 방심하지 말고 강경한 태도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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