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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크로- 믿고 맡기는 세상(?) Ⅱ

2008-06-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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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인수한 후에 자기 물건이라고 학원 집기를 다 가져가 버리면 어쩌라구, 안 됩니다. 철저하게 쓰라고 하세요.”

그렇다고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전할 수도 없고 중간에서 본의 아니게 악역을 하느라고 진땀을 뺐다.

사업 인가를 받고 수속을 하느라 바이어의 자금 유입에 차질이 빚어져서, 셀러와 시시 비비가 있느라고 계약이 파기되었다, 다시 수차례의 수정본을 거쳐서 드디어 클로징을 하는 날.


‘바이어와 셀러가 서로 믿고 하는 계약이어서….’ 결론은 단지 계약서만 필요한 것이었을 뿐, 복잡하게 에스크로 절차도 필요없었고, 빚 조사도 신문에 공고도 할 필요가 없었는데 괜시리 비용만 들었다는 것이다.

E-2의 경우, 정식으로 모든 절차를 밟아야 하고, 특히 신문에 공고가 되었다는 것이 증빙서류의 하나로 첨부되어야 하는 데도 셀러의 불만이 이어졌다.

“말하지 않았읍니까?, 이건 우리 셀러와 바이어가 서로 믿고 구입하는 것이지, 절대 에스크로가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공고도 필요없었고, 빚 조사도 긍극적으로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쎌러의 항변이었다.

카운티와 스테이트 차원에서 사업체와 주인에 대한 담보권을 조사하는 것이야 말로 정작 뚜껑을 열기 전에는 그 내용을 알 길이 없다.

많은 분들이 “빚 조사 비용이 얼마나 드나요?” 라는 질문을 할 때가 참으로 난감하다.

재산세는 물론이고 어떤 채무나 담보권이 없는 분들과, 화려하게 널려진 밀린 세금과 더블 담보권 등으로 숫하게 많은 자료들이 뜨는 분들과는 당연히 현저한 차이가 있다.


특히 사업주의 이름이 지극히 평범한 경우, 남의 정보와 겹치거나 착오, 혹은 유사한 자료로 처리가 되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대개 UCC로 담보를 잡을 경우에는 해당 사업체는 물론이고, 다른 채권에 대해서도 저당권이 들어감으로 상관이 없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무조건 “이 사업체는 예전에 했던 사업체의 담보권과 상관이 절대 없어요!”라고 말하는 분들과 실강이를 하는 것은 힘겨울 때가 많다.

이러한 경우 담보권을 가진 은행으로 부터 콜렉트할 용의가 없다는 문서가 필요하다.

‘사람을 믿고 삽시다’라던지, ‘내가 책임을 다 지겠다니까’라는 호언은 별로 달갑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필요한 서류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에스크로에 전달하고 협조하는 것이 바이어에 대한 예의이고 서로에게도 유익하다.

같은 에스크로 업계에 오랜 세월 몸 담아온 동료들과 담소할 때마다 늘 양념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급한 파일 다시 보고 급한 손님 조심하자’는 것이다.

이는 어찌 에스크로 오피서에게만 해당되는 말이겠는가.

만약 상대방이 지나칠 정도로 다급하게 클로징을 요구하거나, 무리하게 선금을 당겨 쓰기를 원하는 경우, 다소 냉정하게 객관적인 입장이 되어볼 필요가 있다.

인정에 이끌리거나, 취소에 대한 불안함으로 내키지는 않지만 마음에 불편함을 갖고 끌려가서는 않된다.

우리가 남의 일에는 칼을 세우고 판단도 잘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닥쳐온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처리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셀러이신 P선생께서 따지는 것처럼 자신의 이름과 다른 사업체의 담보권에 대하여 믿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할 지 모른다.

그러나 담보권을 가진 은행이나 기관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지 어떻든 채무자가 열을 올릴 일은 아니다.

결국 각 은행에서 담보권에 대한 수 년전의 자료를 받아 어렵게 확인하여 클로징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한 사본을 부탁하면서 하는 셀러의 부탁의 말씀.

“다른 융자나, 쓸데가 있을테니 부탁합시다.”

그냥 믿고 사면 되고 사실 에스크로도 필요가 없는 데 브로커도 없으니 문서가 필요해서 한 것 뿐인데 정식 에스크로보다 비용을 적게 해달라고 애교섞인(?) 항의를 하는 셀러나 바이어에게 뭐라 답변을 해야할 지 모를 때가 있다.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
(213)365-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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