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촛불집회,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일

2008-06-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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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한인도 모여…참가인원 예상보다 적어

밴쿠버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한인들이 집회를 열어 뜻을 모았다.

7일 오후 5시 밴쿠버아트갤러리 앞마당에서는 유학생과 교민 등 약50여명이 모여 2시간동안 “밴쿠버 교민도 뿔났다, ”협상무효, 고시 철회 등의 구호판을 들고 촛불을 밝히며 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시위에 동참했다.

참석자들은 아리랑과 애국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웠고 일부 참석자들은 자유 발언 형식으로 본국 촛불시위와 쇠고기 수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첫모임을 제안한 장준성(28)씨는 “평화시위에 참석한 친구가 경찰에 두들겨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분개해 이 자리에 섰다며 “병든 소를 수입하지 말라는 것이 잘못된 이야기냐고 따졌다.

즉석에서 집회 사회를 본 이민자 채운석(48.화이트락 거주)씨는 “인터넷을 통해 집회 소식을 접하고 민족공동체로서 함께 고민하고자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민 3년차인 채씨는 집회에 대한 반대여론도 의식한 듯 “8살, 13살인 두 자녀도 학교에서 이 주제로 토론했다고 들었다며 다양한 견해를 토론함으로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하기도 했다.

집회가 열리는 동안 주위를 지나던 밴쿠버 시민들은 낮선 구호와 피켓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는 데 한 행인은 “본국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임 참석자들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앞으로도 관련 집회가 있으면 계속 참석할 예정이라는 유학생 박소영(22)씨는 “런던, 파리 등 세계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고 밴쿠버 한인들도 촛불시위를 지지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모였지만 생각보다 참여가 적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최원화(40)주부는 특정 언론을 지목하며 “교묘하게 여론을 왜곡하기 때문에 집회 한 번에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기대하지 않지만 해외 한인들도 관심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자녀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고 최씨의 아들 김 제임스(11살)군도 “대통령이 병든 소를 수입해 국민들을 죽인다면서 “경찰아저씨들이 평화시위를 폭력으로 해산시키는 장면도 인터넷을 통해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는 “한-미 간의 이야기를 왜 밴쿠버까지 와서 하냐고 핀잔을 들었지만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써 본국에서 부끄러운 일이 있으면 캐나다가 아닌 아프리카에라도 알려 고치도록 해야지 않겠냐며“광주항쟁, 87년 민주화 투쟁은 외국인이 듣기에 과연 듣기 좋은 이야기여서 해외 한인이 나섰냐고 되물었다.

이날 집회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40대 한인은 “많은 이민자들이 집회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다며 “밴쿠버 한인이 특히 더 보수적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캐나다 사회계급적 토대에서 한인들이 아직 이렇다 할 자리를 못 잡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가 소극적이지 않겠느냐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한인은 “이런 점에서 볼 때 유학생들이 ‘제목소리내기’라는 측면에서 더 적극적일 수 있다며 “여러 사람간의 의사소통을 시작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집회 제안자 장씨는 참석자들이 손도장을 찍어 만든 대형 촛불그림과 구호판을 본국으로 보내 밴쿠버 한인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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