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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끊을수 있지만 혼자서는 안됩니다”

2008-06-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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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장로교회
정공필 담임목사
단도박 모임 결성
중독자 치료 앞장

“도박은 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혼자 끊을 수는 없습니다”

라스베가스 지역의 한 한인 개척교회 목사가 한인 도박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도박 모임을 주도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라스베가스 장로교회 담임을 맡고 있는 정공필 목사.


정 목사는 라스베가스에 교회를 개척한 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도박 중독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라스베가스 한인사회에서는 최초로 단도박 모임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라스베가스 주민중 약 80%가 월 1회 이상 갬블을 하고 있으며, 이들중 25%는 도박 중독증에 해당하는 ‘문제 갬블러’로 나타났다. 결국 전체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도박 중독에 따른 사회나 가정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한인교회들과 각종 단체 종사자들에 의하면 정확한 데이터는 없으나 한인들의 경우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정 목사는 “4~5년 전부터 라스베가스를 자주 방문을 하면서 사명을 느끼게 됐다”며 “원래는 전공 분야인 가정사역을 하려 했으나 라스베가스이 경우 가정문제를 비롯한 대부분의 어려움이 도박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에 고심하다 ‘단도박’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현재 위치에 교회를 옮기면서 첫 예배의 간증을 40년 전부터 단도박 운동을 이끌어 온 배은희 권사를 초청하여 세운 것도 정 목사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정 목사는 “연륜이 짧은 개척교회가 단도박 모임을 계획하고 주도한다는 것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지만 성도 한 분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며 “지금은 모든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중독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이어 “도박은 결코 혼자서는 끊을 수 없고 모임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함께 노력해야 도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 모임의 내용과 진행은 철저히 비밀로 이뤄지니 도박 습관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인들은 꼭 참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또 “도박습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순간 가정적인 평안과 여유로움을 회복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한인사회가 한층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당사자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도박 모임은 오는 6월16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라스베가스 장로교회(4460 S. Durango Dr. #E)에서 열리며 문의는 (702)742-3324로 하면 된다.

한편 정공필 목사는 국제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LA성도교회(현 예수마을교회)와 남가주 초대교회(현 하베스트교회)를 개척, 담임목사를 역임했다. <김문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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