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르니에 외무장관 결국 낙마

2008-05-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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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기밀서류 여자친구 집에 둬

▶ ‘갱단 두목 전처’, 결국 발목

전 여자친구가 갱단 두목의 전처였다는 이유로 구설수에 올랐던 막심 베르니에 외무장관(45)이 결국 낙마했다.

베르니에 장관은 26일 오후 늦게 스티븐 하퍼 총리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하퍼 총리는 이를 수리하고 데이비드 에머슨 연방통상부장관이 업무를 겸임토록 지시했다.

베르니에 장관의 전 여자친구인 줄리 쿠이야르(38)가 폭력 갱단 헬스 에인절스 두목의 전처 및 또 다른 단원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지면서 장관으로서의 부적절한 행실로 야당으로부터 거센 사임 압력을 받으면서도 ‘여자친구 문제는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꿋꿋이 버티면서 사임을 거부했던 베르니에 장관은 헤어진 여자친구 쿠리야르가 몬트리올 소재 TV방송 ‘TVA’에 출연해 기밀을 폭로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한 발 앞서 사의를 밝힘으로서 결국 장관직 임명 9개월만에 물러나게 됐다.


베르니에 전 장관은 NATO 정상회담에 대한 기밀서류를 쿠이야르의 아파트에 놓고 간 사실이 그녀의 변호사에 의해 지난 주말 외무부로 전해지면서 ‘사생활 문제를 넘어서 일국의 외무장관으로서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는 비난에 직면했었다.

베르니에 장관의 전 여자친구 쿠이야르는 TV에 출연해 “갱단 멤버이자 10년전에 헤어진 전 남편 및 전 남자친구의 관계에 관해 베르니에 장관이 만남 초기부터 알고 있었다”며 “정치판이 이렇게 비열한 곳이라는 것을 나에게 미리 설명했어야 한다”고 헤어진 베르니에 전 장관을 비난했다.

야당도 즉각 거센 반격에 나섰다. 잭 레이튼 신민당수는 베르니에 전 장관이 국가 정보보안법을 위반했다며 경찰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자유당도 최근 논란이 비단 한 장관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베르니에 장관은 부친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2세 정치인으로 수려한 용모와 언변으로 보수당의 떠오르는 샛별로 등장하며 2006년 총선에서 당시 자유당 후보가 당선됐던 퀘벡시 인근 보스(Beauce) 지역구에서 67%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26일 TV 인터뷰가 방송된 쿠이야르는 전직 모델로도 활동했으며 2007년 8월 베르니에 전 장관의 외무장관 취임식 당시 입었던 옷차림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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