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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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업소 ‘안전 불감증’

2008-05-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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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경비원 고용 외면 스왑밋·커머셜센터 등
총기 강도 등 피해 잇따라 공동 안전대책 수립 절실

극심한 불경기로 라스베가스의 범죄율이 크게 높아지는 가운데,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을 상대로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어 2만명의 거주한인들과 300여 한인업소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일어난 한인상대 범죄의 유형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스왑밋의 경우, 지난해 거의 모든 스왑밋들이 크고 작은 절도로 몸살을 겪었는데 올들어 총기소지 강도 등 강력범죄로 그 양상이 바뀌었다.


R스왑밋의 경우 연초에 물품을 납품하던 한인이 주차장에서 강도로부터 총상을 입었고, 얼마전에는 총을 든 강도가 영업시간에 점포들 안으로 들어와 금품을 강탈해가는 일도 있었으며, C스왑밋 역시 입구의 금은방에 총기강도가 들어와 귀중품들을 모두 털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예전에 비해 치안이 개선되었다는 커머셜센터도 작년 한 업소주인이 주차장에서 지갑을 강탈당한 것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려던 식당 여주인이 가게 바로 앞에서 금품을 빼앗기는 일이 발생했다.

더욱이 한인업소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차이나타운타운 스프링마운틴 지역의 경우 식당과 유흥점들이 가장 밀집해 있고 아시안 고객과 관광객들이 야간에 주로 이용하는 업소들이 많아 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일 새벽 한인이 운영하는 한 노래방 앞에서 강도를 당해 큰 부상을 입은 김모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강도 피해를 입은 사례가 한인들에게 특히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커뮤니티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한인 상대 범죄가 급증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한인 업주들의 안전불감증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스왑밋들의 경우 경비요원을 두고는 있으나 거의 모두 비무장 요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그나마 주차장에는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고 있다. 찰스턴 스왑밋(대표 이시영)의 경우 무장 경비원을 배치한 이후 강력범죄 징후가 크게 줄었고 상인들도 안심하는 모습이다.

커머셜센터 홍스이발관의 홍오복씨는 “조만간 한미무비자 협정이 발효되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텐데 이런 상태로는 안된다”며 “특히 커머셜센터와 차이나타운의 한인업소들은 지역내에서 서로 힘을 모아 공동 경비원을 고용한다면 비용면에서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업주들의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리빙코리아의 이상휘사장은 “커머셜센터의 경우 자체 경비원 배치를 위하여 현재 25개 비한인업소들이 힘을 모으고 있으며 한인업주들도 이들에 동참하여 작은 부담으로 안심하고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길호 한인회장은 “한인회에서도 빠른 시일내 한인업소들이 안전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문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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