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메리카를 잇는 물줄기들

2008-04-2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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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를 잇는 물줄기들

일리노이 수로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스타브드 락 댐의 전경

아메리카를 잇는 물줄기들

<미국의 대표적 수로>

내륙, 연안, 오대호-세인트로렌스 수로 등


물을 잘 다스려 국가의 부흥을 꾀하고 민생의 풍요를 이룩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류의 꿈이자 희망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는 이미 기원전 3,000년 무렵 티그리스강ㆍ유프라테스강ㆍ나일강의 물을 이용해 운하를 만들었다.


12-13세기 중국에서는 총 1,900km 길이의 황허강과 양쯔강을 잇는 운하가 탄생, 당시 세계 최장의 수로로서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물길을 내고자 하는 노력은 비단 미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 나라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바다와 강, 강과 호수, 바다와 강을 잇는 운하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위스콘신 대학 환경공학과의 박재광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운하는 내륙운하(Inland Waterway)와 대서양, 걸프만을 따라 형성돼 있는 연안수로(Intracoastal Waterway),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 연결되는 오대호-세인트로렌스(Great Lakes-Saint Lawrence) 운하로 나뉜다.

연안수로는 다시 대서양연안수로(Atlantic Intracoastal Waterway)와 걸프만 연안수로(Gulf Intracoastal Waterway)로 구분할 수 있다.

▲내륙운하: 미국의 내륙운하는 본보가 7개월간의 대탐사에 돌입하게 되는 미시시피강 운하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총 길이 4,000km(25,000마일)에 걸쳐 여러 개의 강과 호수, 운하, 그리고 바다를 연결해 이루어져 있다. 내륙운하의 특징은 주로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서부의 경우 지역을 흐르는 강들의 급한 경사, 변화무쌍한 유수, 산이 많은 지형, 고질적인 물부족 현상 등으로 인해 수로를 건설하기엔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내륙운하의 진가는 단연 방대한 양의 물류를 한꺼번에 실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미시시피 강의 경우 예인선을 이용하면 40대의 바지선이 한꺼번에 합쳐져 물류를 운반할 수 있는데 사실 미시시피강을 비롯 오하이오강, 테네시강, 일리노이강 등에서 15대 정도의 바지선이 한데 묶여 떠다니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바지선 한척이 22,500톤의 화물을 실어 날을 수 있으니 15척의 바지선이 한꺼번에 움직인다면 225대의 열차칸, 870대의 트랙터-트레일러 트럭이 운반하는 양과 맞먹는 셈이다.

내륙운하의 경우 미공병대가 전체 구간 중 18,000km(11,000)달하는 부분을 관리하고 있으며, 공병대 관할 지구에는 총 191개 장소에 걸쳐 237개의 갑문이 설치돼 있다.

그리고 이 갑문들은 때때로 여러 대로 묶여진 바지선들이 마치 계단을 오르내리듯 차곡차곡 이동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서양 연안수로: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발달한 대서양 연안수로는 총 2,600km(1,200마일)로써 매사추세츠만의 보스턴에서 플로리다주 남쪽 끝 키웨스트 까지 동해안 각지를 잇는다.

여러 곳의 인공 운하와 만, 강, 하구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공병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연방법에 따라 최저 3.7m(12ft)의 수심을 유지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재정 부족으로 인해 요구되는 깊이를 채우지 못하는 구간도 있다.

실제 수로의 일부 구간은 2.1m(7피트), 또는 2.7m(9피트)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 식품, 원자재, 공산품 등 각종 물류를 운반하는데 이상적일 뿐만 아니라 보트타기를 좋아하는 활동가들이 시원한 물줄기를 느끼는데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또한 겨울은 남쪽, 여름은 북쪽에서 보내는 철새들이 봄과 가을 이동할 때 지나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수로는 바닷가에서의 항해가 어려울 때도 역시 대체 항로로 이용되곤 한다.

가장 통행이 잦은 곳은 체허피크-델러웨어 운하 부근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운하는 체서피크만과 델러웨어강 사이의 23km를 폭 20m, 수심 3m로 파서 필리델피아와 볼티모어간 운항거리를 480km 단축 시켰다고 한다.


▲걸프만 연안수로: 남부 해안을 잇는 걸프만 연안수로는 플로리다주의 캐러벨에서부터 텍사스주 브론즈빌까지 총 1,700km(1,050마일)에 걸쳐 뻗어 있다.

지난 19세기 미연방정부에 의해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된 후 오랫동안의 계획 및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1949년 완공됐다.

대서양과 마찬가지로 역시 최저 3.7m(12ft)의 수심을 유지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이는 원자재, 곡류, 화학품, 공산품 등을 운반하는 바지선이 다니기에 적합하다. 사방에서 인위적, 혹은 자연적으로 형성돼 있는 애팔라치콜라강(Apalachicola River), 모빌 만, 진주강, 미시시피 강, 휴스턴선박수로 등을 만나거나 교차한다.

특히 걸프만 연안수로의 출발지인 플로리다주의 경우 연안수로로 인해 약 7조 5천억의 경제적 효과와 13만명의 고용, 텍사스 주의 경우 무료 25조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마디로 제대로 형성된 물길로 인해 지역이 발전하고 주민들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있는 셈이다.


▲오대호-세인트로렌스 수로: 수페리어호와 인접한 미네소타주 두르스에서 세인트로렌스강을 따라 대서양 까지 총 3,770km의 위용을 자랑한다.

이 수로를 중심으로 40개의 주 또는 연방 고속도로, 30개의 철로, 15개의 주요 항구 및 50개의 지역 항구 등이 연결돼 있다.

이 수로는 이미 미국과 캐나다가 국가의 틀을 형성하기 전부터 북미주 거주민들의 무역과 운송을 책임졌던 대동맥의 역할을 했다.

지금도 역시 농업과 광업, 공업, 상업 등을 한곳으로 집결시키는 젖줄과도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이 수로를 통해 거래되는 교역량은 연간 200만톤. 그러나 여전히 더 많은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 수로를 왕래하는 배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대량의 화물을 한꺼번에 운반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레이커스(Lakers), 두번째는 해양선, 또는 ‘소금’이라 불리는 선박들, 그리고 바지선 들이다.

이 배들에 의해 운반되는 철, 석탄, 석회석, 곡류, 시멘트, 소금 등의 각종 화물은 마음만 먹으면 디트로이트든 뉴욕이든, 심지어는 유럽, 남아메리카든 얼마든지 갈 수 있다.

이 수로는 단연 고용창출에서도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는데 물길을 따라 발전된 철강산업 분야 하나만 살펴보더라도 40 만 명의 주민들이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수페리어호에서 세인트로렌스 강 상류까지의 수위차는 177.4m로 매우 크지만 16개의 갑문을 만들어 원활하게 운하가 기능을 발휘하게끔 유도했다.

지난 2006년 오대호-세인트로렌스 운하의 운송은 총 4,720만 톤인데 운송물른 대량화물(34.5%)로 가장 많고 다음이 곡류(24.5%), 철광석(23.4%), 일반화물(9.7%) 등이다.


<탐사팀=박웅진 부장, 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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