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윈저궁 만찬 빛낸 명품

2008-04-09 (수)
크게 작게
레드와인 샤토 마고 61년산
1만달러 호가 ‘프랑스 자존심’

영국의 왕실과 프랑스 대통령 내외가 만났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부인 카를라 부르니 여사가 프랑스 대통령 내외로는 12년 만에 영국을 국빈 방문한 것이다. 유럽의 절대 강국 두 나라의 정상들이 만난 이번 회담은 카를라 부르니 여사가 매스컴을 장식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부르니 여사는 패션모델 출신답게 뛰어난 패션 감각과 유창한 영어 실력, 부드러운 매너로 영국인들을 사로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유럽을 대표하는 두 정상이 만난 자리에는 과연 어떤 음식, 어떤 와인이 서브됐을까 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부부를 위해 윈저궁에서 초호화 만찬을 베풀었는데 유럽을 대표하는 두 나라의 정상들이 나눈 음식인 만큼 최고의 만찬이었다는 후문이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라이벌, 천적으로까지 표현되는 영국과 프랑스 두 나라 정상을 위해 마련 된 테이블에는 과연 어떤 와인들이 올라 왔을까. 유럽을 대표하는 로얄 패밀리에게 서브된 와인들을 소개한다.


샴페인으로는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크룩 1982년산.


남성적 맛 ‘크룩 82년산’

▲샴페인
식전주로는 샴페인 중에서도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크룩(Krug)의 1982년산이 서브됐다. 이 샴페인은 세계 최고의 명품 그룹인 ‘LVMH’(Moet Hennessy Louis Vuitton) 소유의 와인으로 웅장하면서 남성적인 맛으로 유명하다. 크룩 1982년산은 프랑스에서도 별도 주문을 하지 않으면 구하기 힘든 명품으로 가격은 약 1,500달러를 넘는다. 루이비통으로 유명한 LVMH는 가장 적극적으로 와인 사업에 뛰어든 명품업체로, 유명 샴페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동 페리뇽(Dom Perignon)을 비롯해 크룩(Krug), 뵈브 클리코(Veuve Cliquot) 등이 LVMH 소속이다. 최근에는 달콤한 디저트 와인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디켕(Yquem)까지 사들이며 와인 제국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마르키 드 라기슈

몽라셰 최고 도멘 중 하나

▲화이트 와인
식전 주 이후 화이트 와인으로는 부르고뉴에서도 최고로 치는 몽라셰(Montrachet) 마을의 마르키 드 라기슈(Marquis de Laguiche) 2000년산이 선택됐다.
세계 최고의 위대한 화이트 와인이라고 평가받는 몽라셰 마을의 와인을 두고 알렉산더 뒤마는 “모자를 벗고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마실 것”이라고 충고한 바 있다. 달콤한 과일 향과 상큼한 레몬향, 담쟁이 덩굴, 나무향이 복합적이며 전체적으로 상큼하고 섬세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적당한 바디감과 새 오크에서 배어나는 복합적인 아로마, 입맛을 돋우는 산도가 뛰어난 조화를 이룬다. 병당 600달러에 이르는 명품 와인으로 몽라셰의 최고 도멘 가운데 하나다.


샤토 마고

100점 만점에 93점 평가


▲레드 와인
레드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에서 최고로 꼽히는 양조장 샤토 마고(Chateau Margaux)의 1961년 산이 나왔다. 이 와인은 프랑스 이외의 나라에서는 1만 달러를 지불해도 구하기 힘든 포도주로, 프랑스 평론가들이 극찬한 종류며 병당 약 3,300달러에 이른다. 특히 61년산은 와인 전 문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 만점에 93점을 줬다. 샤토 마고는 프랑스의 자존심이 걸린 와인으로도 알려졌는데 애주가였던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 와인에 빠져 손녀에게 마고(Margaux)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포르토 다우

포르투갈산 명품

▲디저트 와인
마지막 디저트 와인은 포르토 다우(Porto Dow)의 1977년산이 장식했다. 포르토 다우는 포르투갈산 고급 와인으로 디저트 용으로 가장 애용되는 와인이다. 포르토의 알콜 농도는 평균 약 20% 안팎이고, 당도는 약 9%에서 11% 사이로 단 맛이 특징이다. 달고 알콜 농도가 높은 포르트는 포르투갈 산 와인이지만 사실 기후가 온화한 포르투갈보다는 연중 내내 비가 많이 오고, 흐리고, 스산한 영국 날씨에 훨씬 더 어울리는 와인이기도 하다.

<홍지은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