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생의 순환

2008-02-25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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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과 지혜 중요

자연과 역사가 항상 되풀이 되듯이 우리들의 삶도 끊임없이 되풀이 된다. 가는 것이 고우면 오는 것도 곱고 선을 행하면 그 선이 반드시 돌아온다.
가는 것이 나쁘면 오는 것도 나쁘고 악을 행하면 그 악은 어김없이 되돌아온다. 선한 사람은 선한 일을 행할 때 오는 즐거움으로 더 많은 선을 행하여 더 선한 사람이 된다. 악한 사람은 악을 즐겨 행하기에 더욱 많은 악이 쌓여 더 악인이 된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사랑을 베풀 줄 알지만 미움을 받고 자란아이는 미움밖에 줄 것이 없다.
이런 선순환 악순환은 산 위에서 조그마한 공이 굴러 눈덩이가 되듯 처음은 조그만 일로 시작된다. 어쩌면 인생의 초기에 작은 것이 계기가 되어 어떤 아이는 훌륭하게 자라 사회에서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그렇지 못한다.
우리들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순환하는 삶의 이치는 단지 선과 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선은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성품을 이루는 주성분이다. 그 위에 우리 아이들이 경쟁사회에 나가서 성공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겸비해야 하는 지혜와 비전 또한 순환한다. 즉 지혜 있는 사람은 책을 읽게 되고 책을 읽는 사람은 더 많은 지혜를 쌓게 된다. 어린 아이들에게 지혜롭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면 아이들은 책을 읽게 되고 책에 재미를 붙인 아이는 곧 지혜를 쌓아간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생각하는 아이는 비전을 품게 되고 비전을 가진 아이는 미래 지향적인 사람이 된다.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면 아이들은 비전을 갖게 된다.
지혜와 비전을 가진 아이들은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향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갖게 되고 낯선 곳을 향해 떠난다. 지혜와 비전이 있는 아이는 꿈이 이루어질 것을 믿고 기다릴 줄 안다.
청출어람이란 말이 있다. 쪽빛에서 나온 푸른 물감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더 뛰어남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훌륭하고 성공한 부모라도 부모들은 자식들이 그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낫기를 원한다.
언젠가 우리들의 코흘리개 아이들이 말 같이 성장하여 집을 떠날 때가 온다. 걸음마를 배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대학을 위해 혹은 새로운 직장을 위해 부모 밑을 떠난다. 자세히 보면 선과 악의 순환 그리고 지혜와 비전의 순환의 고리는 한 개인에게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후세들에게도 뚜렷이 물려진다. 부모가 선을 행하면 자식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고 부모가 지혜와 비전이 없으면 자식에게 그것을 기대하긴 힘들다.
자식에게 선과 지혜와 비전을 키워주기 원하면 부모부터 그렇게 먼저 되어져야 한다. 하지만 인생의 출발점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 해 주어야 할 것이 많지만 먹고 살기에 바쁜 이민자들로서 아이들에게 잘 해줄 수 없을 때가 아쉽게도 참 많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가장 필요로 할 때는 십중팔구 부모들은 집을 장만하랴 안정된 직장을 찾으랴 맞벌이 하느라고 그럴 여유가 별로 없다. 이제 안정됐다 싶으면 벌써 아이들은 집을 떠날 차비를 한다.
우리들은 한번씩 우리들의 인생의 순환에서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들이 분명히 선순환에 속해 있는지 아니면 알게 모르게 악순환을 대물림하지는 않고 있는지. 인생의 소중한 성품인 선과 지혜와 비전의 순환의 고리를 자식에게 분명히 쥐어 주었는지. 언제나 처음 시작이 가장 힘들다.
하지만 순환의 역사가 그러하듯 일단 시작하면 돌게 마련이다. 작은 것부터라도 더 늦기 전에 선과 지혜와 비전의 순환을 시작해야 한다.

홍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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