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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한인 비즈니스 실태와 전망

2008-02-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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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한인 비즈니스 실태와 전망

새 대형마켓과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있는 웨스턴마켓의 모습.

라티노 떠나 스왑밋 고전

중국마켓 거센 도전
5개 한인 마켓 위협
서비스 강화로 극복을

라스베가스 한인 상권도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한인 마켓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 라스베가스에는 한인 밀집 주거지역이 형성되어 있지 않고 크게 3개 권역의 한인상권이 자리 잡고 있다.
스트립과 가까이 있어 관광객과 동-북쪽지역 한인들을 상대로 한 커머셜센터 한인타운, 아시안들의 최대 상업지역인 차이나타운 한인상권, UNLV 캠퍼스 주변의 대학촌 상권 등이 대표적인 한인 상업지역이라 할 수 있다.
60여개의 한인 비즈니스가 성업중인 커머셜센터의 경우 아시안마켓과 오리엔탈마켓, 현대마켓 등 3개의 한인 그로서리가 있는데, 스트립과 다운타운에 근무하는 호텔 종사자들이 손쉽게 장을 볼 수 있는 위치이고 관광객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컨벤션 기간과 연휴 때는 식당들 못지않게 북적거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과열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세 곳 마켓에 대한 특징을 고객들이 충분히 인지하여 지나친 경쟁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붐과 함께 급성장한 차이나타운의 한인상권은 웨스턴마켓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지역은 서머린과 스프링밸리의 한인들까지 포함한 두꺼운 소비층이 버티고 있어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 중국마켓들의 거센 도전과 LA로부터 대형 한인마켓 진출이 구체화되어 웨스턴마켓은 적지 않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부터 가격 경쟁력 제고와 서비스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던 까닭에 이제는 가격 면에서는 결코 LA에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대학촌인 UNLV 지역의 서울마켓은 다른 두 곳에 비해 소비층이 두껍지 않지만 품질 우선주의를 내세워 노력해온 결과 지역에 관계없는 단골고객들을 대량 확보하고 있다. LA로부터 새로운 대형 한인마켓의 진출과 점점 거세어지는 중국마켓들의 도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대고객 서비스 창출과 마켓들 간 공동구매와 같은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스왑밋의 경우 인도어 9개 중 8개가 한인 소유일 만큼 한인들의 독보적 영역이었다. 그러나 주택경기 침체와 불체자들에 대한 단속강화로 기존 고객들이었던 히스패닉들이 타주로 이주하고 있고, 호텔 근무자들의 대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어권 라티노들은 극소수만이 스왑밋을 찾고 있어 체질 개선과 고객 타겟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
찰스턴 스왑밋의 이시영 사장은 “이제는 현찰로 구매하는 손님에서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 확대에 치중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며 “이것은 곧 아웃릿이나 몰과의 경쟁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인들과 회사와의 긴밀한 관계유지와 획기적인 전략수립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스베가스의 리커 시장은 그 형태와 숫자가 타주와는 매우 다르다. LA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소형 리커 간판이 라스베가스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반면 대형 디스카운트 리커와 호텔 내 리커 광고사인은 대로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메릴랜드 거리의 한 리커의 경우 주류 판매보다 포커머신의 수입이 훨씬 많아 비즈니스 매매 때 가치판단 기준이 포커머신의 숫자와 매출에 의존한다고 한다.
라스베가스에서도 식당업 다음으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업종은 의류사업이다. 이곳도 다른 지역처럼 지금까지는 스왑밋 점포와 히스패닉 몰에서 주로 사업을 해왔으나, 점차 주류시장 또는 소수민족 상권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한국의 디자이너들과 대형 의류회사들이 라스베가스에서 패션쇼와 상설매장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즈니스의 업그레이드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앞으로는 자바시장을 근간으로 하는 비즈니스 형태에서 벗어나 한국과 제3국을 근거로 한 미국 내 시장 개척에 라스베가스 한인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문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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