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맛·향 좋고 가격 착한 ‘칠레 와인’ 뜬다

2008-01-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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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역사 자랑
세계 최대 수출국 명성
애호가들에 인기 끌어

일반인들에게는 ‘와인은 곧 프랑스’란 인식이 마치 ‘수학의 정석’처럼 머릿속에 박혀 있다. 하지만 눈을 약간만 돌려보면 프랑스산이 아니라도 혀끝을 자극하는 좋은 와인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국제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은 것처럼 애호가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칠레산 와인이다. 값도 적당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칠레 와인을 들여다 보자.

칠레 와인의 역사는 자그마치 500년에 이른다.
1500년대 중남미를 침략하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 와인의 역사는 시작된다. 처음에는 카리브 연안지역과 멕시코, 페루 등에서 포도나무 재배가 시도됐지만 실패했고, 유일하게 성공한 곳이 바로 칠레다.
스페인 군대를 따라온 가톨릭 성직자들은 미사에 반드시 필요한 와인을 직접 만들어야 할 상황에 처했고, 1548년 미션(mission)이란 의미의 ‘파이스’(Pais: pah-EES로 발음)를 들여와 북쪽으로는 리마리 밸리에서, 남쪽으론 비오 비오 밸리 지역에서 재배하게 된다. 18세기 중반 이후 와인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이 연구와 노력이 시작되는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스페인의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와인에 관해서는 프랑스 쪽을 택했다는 사실.
과학자였던 클라우디오 개이가 프랑스로부터 30여종의 와인용 포도나무를 들여와 재배하기 시작했고, 20년 뒤에는 마이포 밸리에서 상업화에 성공한다. 또 이 과정에서 와이너리들이 곳곳에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양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연구가 가속화됐다.
그러나 20세 초부터 중반까지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을 치르면서 칠레의 와인 산업을 거의 50년간 제자리에 머무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1950년대부터 다시 대대적인 와인산업 육성책이 진행됐고, 그 결과로 1980년대 들어 세계 와인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세계 최대 와인 수출국(수출량 10억달러 육박) 중 하나로 미국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칠레 와인협회 2005년 자료에 따르면 와인용 포도나무 재배면적은 11만5,000hr에 이르고 있다.


▲와인 생산지
태평양 붙어 있는 칠레는 남북 길이가 4,000km가 넘는 대신 동서의 폭은 가장 짧은 곳이 90km에 불과, 마치 긴 꼬챙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와인 생산지는 샌티아고를 중심으로 중부지역에 위치해 있다. 주요 생산지(북쪽부터)는 엘퀴 밸리, 리마리 밸리, 아콘카구아 밸리, 카사블랑카 밸리, 샌 안토니오 밸리, 마이포 밸리, 카타포알 밸리, 콜차구아 밸리, 쿠리코 밸리, 모울 밸리, 이타타 밸리, 비오 비오 밸리, 말래코 밸리 등이다.

▲주요 생산자
칠레 와인협회에 가입된 회원은 90개 정도. 이중에는 오드펠(Odfjell), 카사 델 보스케(Casa del Bodque), 콘치 토로(Conchy Toro), 몽그라스(MonGras), 쿠시노 마쿨(Cousino Macul), 미구엘 토레스(Miguel Tores), 몬테스(Montes), 카사 라포스톨레(Casa Lapostolle), 에라주리즈(Erazuriz), 운두라가(Undurrga) 등이 있다. 하지만 생산자가 많고 애호가들이 취향이 저마다 틀린 만큼 와인샵에서 다양한 칠레산 와인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등급
칠레 와인중 고급은 돈(Don)을 표시한다. 또 그란 비노(Gran vino: 6년 이상 숙성), 레제르바(Reserv: 4년 이상), 레제르바 에스페셜(Reserva Especial: 2년 이상) 등으로 나누어 진다.

Small·Social·Slow… 올 한국 와인시장은 3S

2008 한국의 와인시장은 ‘3S’로 간다.
와인수입업체 금양인터내셔날이 발표한 2008년 와인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와인시장은 더 작아진 용량(Small),사회생활의 동반자(Social), 슬로 푸드 문화(Slow) 등 ‘3S’ 코드를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Small: 미니 사이즈 인기
싱글족이 늘고 ‘나홀로 문화’가 자리잡아 가면서 제품의 소형화가 눈에 띄고 있다. 와인도 지난해 본격적으로 등장한 미니 사이즈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 그 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Social: 사회생활의 동반자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임원 404명 중 80%가 와인을 잘 몰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와인은 이제 개인적 취미를 넘어 비즈니스의 필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맨들에게 어느 정도의 와인 상식이나 예절은 기본이 되고 있다.
▲Slow: 슬로 푸드 문화
와인은 슬로 푸드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지만 대표적인 슬로 푸드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전통음식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와인이 완전히 정착될 올해에는 전통음식에 맞는 와인들이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갈비구이에는 메독 지방의 레드 와인을, 보쌈에는 육질을 더욱 촉촉하게 해주는 칠레산 까르미네르 품종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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