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이 없으면 칵테일도 없다

2008-01-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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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원산지… 냄새없고 맑고 투명해 베이스로 인기

맑고 얼음처럼 투명함을 자랑하는 진(Gin). 하지만 보드카와 함께 칵테일용 밑술로 애용되는 이 술의 역사가 400년을 훌쩍 넘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한인은 별로 없다. 알고 마시면 더욱 맛을 느낄 수 있는 진의 역사를 살펴보자.

▲역사
진의 시작은 15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네덜란드 독립전쟁에 참전해 스페인 군대와 전투를 벌이던 영국군이 현지에서 만들어지던 주니퍼 베리 향이 독하게 나는 곡주를 마시면서 부터다. 진은 네덜란드어로 주니퍼란 의미인 제네버(Genever)의 영국식 약자다.
1600년대 라이덴 대학의 프랜시스커스 보위 박사에 의해 독한 냄새를 제거한 해열제로 탄생하면서 ‘진’이란 이름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또 대중들 사이에서는 음료수로도 이용됐다. 영국군이 본국으로 귀국하면서 함께 유입돼 본격적인 진의 시대를 맞는다.
17세기 말 네덜란드에서 추대되어 영국왕이 된 윌리엄 3세가 가톨릭 국가에서 수입되는 브랜디 양을 줄이기 위해 진 보급을 장려하면서 서민들의 술로 빠르게 확산된다. 1720년대 조사에 따르면 4가구당 한 집에서 진을 만들거나 판매할 정도로 널리 퍼지고, 중독자가 급증하는 등 부작용도 커지자 1736년 ‘진 법령’(Gin Act)을 발령, 제재에 나섰지만 오히려 불법 양산만 증가시켰다.
결국 1751년에 다시 ‘진 규제법’이 제정되고, 이후 발전과정에서 연속 증류기의 도입으로 냄새 없는 맑은 런던진이 만들어졌다. 18세기부터 영국이 세계 각 지역에 식민지를 만들면서, 진의 세계화도 속도를 내기에 이른다.


▲제조과정
옥수수, 호밀, 보리 등 곡류를 혼합해 당화액을 만든 뒤, 이것을 냉각하고 효모를 가해서 발효시킨 다음 연속 증류해 알콜농도가 아주 높은 주정을 만든다. 다음에 진의 향을 만드는 쥬니퍼 베리와 캐리앤더 시이즈 같은 향료물을 넣고 재증류 과정을 통해 알콜 농도를 희석시키는 절차를 거쳐 진이 탄생하게 된다.
진은 별도 저장이 필요없지만 착색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유리병에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애주가 사이에서 귀하게 취급되는 노란색의 진(옐로 진)은 와인 등을 담아뒀던 통에 진을 넣었을 경우 색이 변한 것이다.

▲진의 종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런던 드라이 진’(London Dry Gin)이다.
원산지인 네덜란드의 진이 위스키 생산과정처럼 호밀이나 옥수수에 엿기름을 섞어 당화·발효시킨 다음 원액을 단식증류기로 증류하여 주니퍼 베리 등을 넣고 한번 더 증류한 뒤 단기간 보관했다가 판매하는 것과 달리, 런던 진은 연속 증류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원액에 물을 넣어 희석시킨 뒤 다시 향식물을 넣어 증류해 상품으로 만든다.
플라이머스(Plymouth) 진은 런던 진과 비슷하지만 아로마 향과 과일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18세기에 대중화된 올드 톰(Old Tom) 진은 단맛이 난다.
이밖에 향과 맛이 부드러운 독일에서 만든 슈타인 헤이거, 무색 무취인 아메리카 진 등이 있다.

■진 베이스 칵테일 만들기


- 마티니
재료: 진 2온스, 드라이 화이트 버모스 1/8-1/4 온스, 얼음
만들기: 쉐이커에 재료들을 넣고 잘 흔든 뒤 잔에 얼음을 빼고 담는다. 그리고 올리브를 칵테일픽으로 꽂아 잔 위에 올리면 된다.


- 진토닉
재료: 진 1온스, 토닉워터, 라임 조각, 얼음
만들기: 잔을 차갑게 만든 뒤 라임을 먼저 넣고 진과 얼음을 넣어 잘 젖는다. 다음에 토닉워터로 잔을 채운다.


- 톰 콜린스
재료: 진 2온스, 레몬주스 1온스, 설탕 1테이블스푼, 얼음
만들기: 쉐이커에 재료들을 듣고 잘 흔든다. 잔에 얼음을 넣은 후 따라 부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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