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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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칼럼 - 김문집 지국장

2008-01-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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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와 라스베가스

15년 전 말레이시아에 출장 다녀올 일이 있었다. 동남아 어느 나라보다 자긍심이 강하고 선진화의 길을 걷고 있던 그 곳 사람들에게 당시 제일의 자랑거리는 본토 프라이와 동남아 최고의 휴양지인 페낭섬을 잇는 페낭브리지였다.
인도양을 가로질러 장장 13.5km의 4차선 다리를 건설한다는 것은 1985년 9월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아무도 믿지 않았다고 한다. 더구나 한국의 한 건설회사가 시공을 맡았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성공을 예측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CEO 이명박 회장의 현대건설은 그 곳에 또 하나의 신화를 이루어냈다.
정치권에서는 10년만에 되찾은 보수정부라고 마치 잃어버린 조국을 다시 찾은 듯이 외치고 있으며, 신문지상에는 온통 당선인에게 바란다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마치 지금 한국의 경제문제가 지난 10년 정권만의 책임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노태우 정권의 대책 없는 고임금 정책에 이은 김영삼 정부의 IMF, 자유당 시절부터 내려온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등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 모든 시련과 아픔을 이기고 현재의 대한민국의 그림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참고 견디어낸 대다수의 국민과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펼쳐온 기업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가장 큰 오류는 한국 경제를 일으켜 세운 사람들을 부정하여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이명박 당선인을 보면 지난날 한국이 허허벌판에 맨손으로 일구어낸 각종 프로젝트들이 떠오른다. 경부고속도로를 위시하여 소양강댐, 현대자동차 공장, 울산 조선소, 고리·월성 원자력발전소, 중동지역과 동남아의 대공사들에서 남극 세종기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공사들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부수고 이뤄낸 것들이었다. 이러한 점은 사막의 신화로 일컫는 라스베가스의 부흥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다.
올해는 해외동포 참정권 부여, 한미 FTA 발효, 무비자 미국관광 등 특히 라스베가스 한인들에게 대도약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확신한다. 다만 아무리 좋은 기회와 환경이 주어진다 해도 준비되지 못한 사람들의 성공은 기대할 수 없기에, 희망에 앞서 초조하고 급한 마음이 듦은 필자만의 심정은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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