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셰리 어떤 음식과도 ‘찰떡 궁합’

2007-12-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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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로 만드는 스페인 대표 와인
치즈·생선·육류 등과 잘 어울려

애피타이저 또는 디저트용으로 잘 알려진 와인 ‘셰리’(Sherry). 스페인의 대표적인 와인으로 손꼽히는 세리는 치즈에서부터 생선, 육류 등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종류도 다양하고 매력 넘치는 셰리의 세계를 살펴보자.
셰리라는 명칭은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스페인의 남부 지역중 하나인 Jerez de la Frontera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Jerez가 영어식으로 변형되면서 만들어진 단어다.
이 지역은 포도가 익어갈 무렵이면 화씨 10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지역으로 비가 적고, 일년내내 맑은 날이 이어지는 곳이다. 셰리를 만드는 원료로는 팔로미노(Palomino)란 청포도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 포도나무는 이 지역의 알바리자(albariza)라고 불리는 건조한 땅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며 성장한다.
생산지로는 헤레스 델 라 프론떼라, 산루까르 데 바라메다, 엘 뿌에르또 데 산따 마리아 등 세군데를 묶어서 셰라의 삼각지라고 부른다.
이 와인은 생산과정이 일반 와인과는 차이가 있다. 우선 동굴 등에서 일정한 온도로 숙성시키는 일반 와인과 달리 셰리는 보데가(Bodega)라는 창고에서 신선한 공기와 만나며 그 과정을 거친다.
특히 셰리는 이 지역의 독특한 제조과정인 ‘솔레라’(Solera)를 통해 탄생하게 되는데, 이는 매년 셰리가 들어있는 ‘벗츠’(Butts)라고 불리는 오크통을 산처럼 쌓은 뒤 가장 젊은 와인이 담겨 있는 통에서 자연스럽게 그 보다 더 오래된 와인이 담겨 있는 밑의 통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맨 마지막에는 가장 오래된 와인이 담겨 있는 통에서 자동적으로 브랜딩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스페인 정부도 셰리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법으로 오크통을 3분의1 이상 빈 상태로 놓아두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어떤 오크통은 수 백년 된 것도 있다.
셰리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피노(Fino)는 신선한 생선류와 타파스에 잘 어울리고, 아몬틸라도(Amontillado)는 아몬드,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좋다. 또 올로로소(Oloroso) 로스트한 육류 또는 견과류에, 만자닐라(Manzanilla)는 굴, 닭고기 요리에 괜찮다. 하지만 제대로 셰리의 맛을 즐기려면 역시 스페인 음식이 가장 적당하다고 할 수 있겠다.

▲보관법
셰리는 화씨 55-60도대의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 가운데 피노와 만자닐라는 개봉 후 가급적 그 자리에서 모두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며 하루 정도만 지나도 그 신선한 맛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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