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이스 와인… 그 달콤함에 건배!

2007-12-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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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얼어있는 포도 수확해 만들어

뚜렷한 사계절이 없다는 남가주지만 12월이 되면 어김없이 겨울은 찾아온다. 특히 해가 지면 어느새 기온이 크게 떨어져 두툼한 옷을 꺼내 입게 마련이다.
이처럼 밤이 길고 쌀쌀한 분위기에는 역시 달콤한 맛을 선사하는 아이스 와인이 제법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 와인이 주로 식사 후 디저트용으로 쓰이다 보니 제대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면도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 와인을 스위트 와인과 혼동한다.
이는 달콤한 와인 중 가장 많이 알려졌기 때문일 뿐, 스위트 와인이란 아이스 와인을 비롯해 귀부와인(귀부병에 걸린 포도로 만든 것), 레이트 하베스트(late harvest) 와인 등을 총칭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귀부병이란 일종의 곰팡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포도의 당 함유량을 응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신 수확 시기가 일반 와인용 포도보다 훨씬 늦다 보니 포도 속 수분이 상당부분 증발하고, 겉 모습도 마치 건포도처럼 쭈글쭈글해져 있다. 특히 귀부병에 걸린 포도만을 선별해 수확하는 만큼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어 나름대로 귀한 와인인 셈이다.
이 와인은 과일향이 풍부한 데다 꿀과 같은 달콤한 맛이 잘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아이스 와인은 10월 말에서 11월에 수확해 만드는 레이트 하베스트 와인보다도 더 늦은 한겨울에 수확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포도알이 얼은 상태로 수확하기 때문에 아이스 와인이란 이름이 생긴 것.
때문에 일부 제조업체들은 아예 포도를 냉동실에게서 얼려 만들기도 한다.
독일 프란코니아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아이스 와인은 사과, 복숭아, 망고 등 아주 잘익은 각종 과일향이 풍부하면서도 높은 당도로 인한 거부감이 적고, 맛도 깔끔해 일반 와인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와인은 한 번 개봉하면 쉽게 변질돼 가능한 빨리 마셔야 한다. 또 맛이 단만큼 쉽게 질릴 수 있어 식사 후 디저트 대용으로 한 잔 정도 마시는 게 적당하다.
대표적인 아이스 와인으로는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필리테리 에스테이트 비달(Pillitteri Estate Vidal)이 유명하다. 가격에 비해 맛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아이스 와인의 본산인 독일에서 만들어진 것이 좋은데 에데스하이머 포르스트 리슬링(Edesheimer Forst Riesling)이 대표적으로, 포르스트는 질 좋은 리슬링 포도가 자라는 지역의 이름이다. 또 실바너(Silvaner)도 손꼽히는 아이스 와인으로 독일산 포도 품종인 실바너로 만들며, 입 안 가득 묵직하면서 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독일 와인의 최상위 품질인 QmP 등급의 고품격을 자랑한다.
이밖에 캐나다 최고의 아이스 와인 중 하나인 이니스킬린 골드 비달(Inniskillin Gold Vidal)은 풍부한 과일향이 일품이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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