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맵고 신 한국 음식엔 이탈리아 와인이 ‘딱’

2007-11-07 (수)
크게 작게
‘신의 물방울’ 저자 신간 ‘와인의 기쁨’서 추천

한인사회와 한국에 와인 열풍을 불러 일으킨 인기 일본만화 ‘신의 물방울’ 아기 다다시가 ‘와인의 기쁨’이란 와인 에세이 한국어판이 최근 출간됐다.
이 에세이에는 자신이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 계기와 ‘신의 물방울’의 뒷이야기, 와인에 대한 지론, 와인을 제대로 즐기는 법, 김치와 어울리는 와인 등 풍성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여기서 중요한 정보 한 가지는 아기 다다시란 이름은 실제 작가의 남매가 사용하는 공동 필명이라는 사실. 동생의 본명은 기바야시 신으로 잡지 편집기사 출신이고, 누나 기바야시 유코는 프리 저널리스트다.
미스터리 만화 작가였던 신은 이 책에서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생산자인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RC)에서 생산하는 ‘DRC 에세조 1985’을 맛본 뒤 운명적으로 와인에 빠져들었다고 고백한다. 에세조를 잔에 따랐을 때 마치 장미꽃 만발한 꽃밭에서 헤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신의 물방울’ 12권째를 김치와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내는 에피소드로 꾸민 그는 해답도 제시했다. 신맛이 강하고, 매운 맛이 많은 한국 음식에는 비슷한 스타일의 와인 생산국 이탈리아 와인이 제격이라는 것.
특히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의 발 끝 부분에 해당하는 칼라브리아에서 생산된 ‘그라벨로’(Gravello)와 ‘듀카 산펠리체’(Duca Sanfeclice)를 김치와 어울리는 와인으로 추천했다. 빨간 고추 밭이 전역에 퍼져 있는 토양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어진 두 와인은 매운 맛을 함유한 까닭에 김치와 잘 어울린다고.
초보자들이 숙지해야 할 와인 에티켓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와인을 받을 때는 와인잔을 테이블에 그대로 두는 게 원칙이며, 다만 따라주는 상사가 와인에 대해 무지할 경우 다른 술처럼 잔을 들고 받치는 융통성은 허용된다. 향을 살리기 위해 와인 잔을 돌릴 때에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와인이 넘쳐 옆사람에게 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작을 하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고, 단체로 와인을 마실 때는 소화가 잘 되는 화이트 와인부터 레드 와인 순으로 주문해야 한다. 레드 와인만 주문할 때에는 가벼운 것에서 무거운 것으로, 빈티지는 새로운 것에서 오래된 순서로 마시는 게 좋다. 또한 와인의 향을 맡고, 맛을 볼 때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는 흡연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