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이 만든 와인이라 더 향긋해요

2007-10-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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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오씨
페블비치에
와인 제조장 소유
질좋은 포도 선별
연 2천5백상자 생산

일반적으로 와인은 와이너리와 포도농장이 결합돼 만들어 진다. 즉 와이너리들은 대부분 자체 농장을 갖고 있어 그곳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자체 상표를 붙인 뒤 시중에 판매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러 농장에서 우수한 품질의 포도만을 선별적으로 구입해 와인을 만드는 비즈니스도 있다. 한인 리처드 오(45)씨도 그 가운데 한명이다.
오씨가 와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부터다. 유아 시절 부모의 품에 안겨 이민와 중가주 몬트레이 지역에서 성장한 그는 한때 융자회사 매니저로 근무하기도 했지만, 포도라는 과일이 만들어 내는 신비스러운 맛과 향에 매혹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13년 전부터는 와인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좋은 포도를 고르는 법에서부터 와인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에 깊은 관심을 갖고 배웠다.
마침내 3년여 전부터 그는 오터 코브(Otter Cove)란 레이블로 18-25달러의 중저가대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중가주 지역의 식당과 이벤트 등에 내놓아 호응을 얻었다. 그는 자신이 만드는 와인 중 샤도네는 열대성 과일의 향과 균형잡힌 맛, 그리고 깨끗한 뒷맛으로 한식 등 모든 음식에 잘 어울린다고 자랑했다.
오터 코브는 연 2,500케이스(케이스당 12병)를 생산하고 있는데,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포도를 확보하는 일.
그는 이를 위해 매년 여름 수확기가 되면 자신의 동료와 함께 포도재배 농장들을 직접 방문, 발육상태와 당분 등 와인의 맛을 좌우하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검사한 뒤 구입한다. 때문에 한 농장에서 길게는 일주일에 걸쳐 검사작업을 벌이기도 한다.


오씨가 생산하는 와인 ‘오터 코브’.


연 평균 36톤의 포도를 구입하지만 올해는 양을 줄였다고 한다. 비가 적게 내려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포도가 적었던 탓이다.
오씨에 여기에 힘을 얻어 새로운 고품격 와인을 내년 봄(4-5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자신의 성을 딴 ‘오’(Oh)라는 레이블이 붙은 피노 노아로 최상의 포도만을 골라 만든 프리미엄 와인이다. 최상급의 포도를 확보하는 자체가 쉽지 않고, 양도 많지 않은 만큼 생산량도 적어 한정 판매된다.
오씨는 “일단 유명 식당 등에 납품할 예정이며 가격은 아직 비밀”이라며 “온라인 판매중인 오토 코브 구입자 중 단골 고객에게도 선별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내년 봄 개장을 목표로 새로운 시음장을 세우고 있다. 또 장기적으론 대단위 포도 재배농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직 미혼인 오씨는 “중가주 지역은 한인인구가 적어 배우자 찾기도 힘들다”며 농담을 건네면서 “누구든 페블비치의 우리 와인제조 시설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LA지역 한인들은 ‘와인 스파이즈’(http:// thewinespies.com)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4036 El Bosque Drive, Pebble Beach.
▲전화: (831)320-3050
▲웹사이트: www.ottercovewines.com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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