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병마개 다시 막아 냉장고에 보관

2007-08-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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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와 접촉 최대한 막아야

와인은 섬세한 여인이다. 그만큼 정성껏 다뤄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 한인들 사이에서 와인을 찾는 빈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보관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모임이나 집에서 마시다 남은 와인을 어떻게 보관해야 제 맛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잘 몰라 그냥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시다 남은 와인을 보관하는 것은 ‘산소와의 전쟁’이다.
와인은 코르크 마개를 따는 순간부터 병속에서 잠자고 있던 내용물이 산소와 접촉하면서 맛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즉 산화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특히 마시다 남은 와인은 아무래도 이 산화과정이 더 빠를 수밖에 없고, 자칫 오랜 시간 방치하다 보면 전혀 다른 내용물로 바뀌고 만다.
기본적으로 마개를 땄다면 병속 와인은 그 자리에서 마시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많이 남았을 경우에는 최대한 산소와 접촉하지 않게 밀봉해 보관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코르크 마개를 재사용하거나, 스토퍼 등으로 병의 입구를 단단히 막은 뒤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병속에는 산화에 충분한 산소가 유입돼 있어 최대한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또 다른 방법은 스크류 캡으로 된 작은 병을 잘 보관해 뒀다가 새 와인을 열자마자 일부를 이 병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다.
주로 혼자 마실 경우 해당하는 것으로, 이때 작은 병 입구까지 따른 뒤 랩을 살짝 얹어 손가락으로 눌러주면 약간의 와인이 넘쳐흐르면서 병 안의 공기를 빼내주게 되며, 이 순간 곧바로 마개를 막아준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이틀 정도는 본래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이밖에 병 속을 진공상태로 만들기 위해 미니 진공펌프를 이용하면 위에 언급된 방법들보다 나을 수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 이같은 방법까지 동원하기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리고 이보다 더욱 확실한 방법은 병안에 질소를 넣어 안에 공기를 제거하는 것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다루기도 쉽지 않은데다 이 역시 완전한 보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적극 권장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마시다 남은 와인을 보관하는 방법중에는 병안의 공기를 빼낸 뒤 코르크 마개나 스토퍼로 막아도 된다. 병안의 공기를 빼내는 소형 진공펌프.


새 와인은… 빛·진동 없는 곳에 눕혀두라

와인을 표현하는 것 중에 마치 인간처럼 ‘숨을 쉰다’는 것이 있다. 그만큼 관리가 소홀하면 살아있는 맛과 향을 잃을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빛 ▲온도 ▲습도 ▲진동 ▲수평유지라고 할 수 있다.
와인은 빛을 싫어한다. 빛이 들지 않는 공간에 보관해야 한다. 이때 그 공간은 가급적 서늘한 곳이어야 한다. 더운 곳에 보관하면 숙성이 빨라져 결국 산화될 수 있다.
또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와인병의 수분이 코르크 마개를 통해 증발할 수 있는 만큼 55~75%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이밖에 병이 흔들리거나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병은 수평으로 눕혀 코르크 마개의 건조를 막아야 한다. 어떤 경우 코르크 마개가 부셔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병을 세워 보관하는 바람에 마개가 심하게 건조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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