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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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10만여대 내 손 거쳤죠”

2007-06-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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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베테랑 정비샵 박 원 순 사장

환갑 넘겨서도 일 열정
타인종 고객이 절반차지
‘한인들의 자동차 지킴이”

급속한 도시의 성장과 함께 자동차 홍수를 이루고 있는 라스베가스에 한인들의 자동차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는 베테런 기술자가 있다.
차이나타운의 중심도로인 스프링마운틴 길에 들어서면 중국 간판들 사이로 커다란 한글 간판이 먼저 보인다. ‘한미자동차 종합정비’의 박원순 사장이 라스베가스에 둥지를 튼 지도 3년이 흘렀다.
45년 전 춘천공고 자동차과를 졸업하고 오로지 자동차와 일생을 함께 한 박 사장은 현대자동차서비스 원효공장, 삼부토건 소형차공장장, 삼부토건 사우디 소형차 공장장 등을 거쳐 LA의 베벌리에서 18년간 정비업을 계속하다가 공장이 학교 신설부지에 편입되는 바람에 친구의 권유로 라스베가스로 오게 되었단다.
박 사장은 “라스베가스는 기후적으로 사우디와 유사하여 지난날의 경험이 꽤 도움이 된다”며 “더구나 타주에서 장거리 운전을 하며 여행 온 한인들에게 적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LA에서 느낄 수 없었던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10만여대의 자동차를 정비한 박원순 사장의 기술이 라스베가스에서 인정받기 시작하자 중국인들과 백인들도 바로 옆의 자기네 정비소를 찾지 않고 한미자동차를 찾고 있다고 한다. 박 사장은 “이제는 한인 50%, 중국인과 아시안 30%, 백인 20% 비율로 손님들이 오고 있는데 인종마다 개성이 뚜렷해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처음에는 낯선 곳에 정착하느라 힘들었으나 고객들에게 묵묵히 성실하게 일을 해드리다 보니 어느새 한 식구처럼 되어 있더라”며 결국 진실하면 세월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사장은 “이민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해선 세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고들 하는데 첫째는 변호사, 둘째는 의사, 셋째가 정비사라고 하더라”며 “아직도 LA 손님들 중 7~8명이 차를 고치러 라스베가스까지 온다”고 말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박 사장의 일에 대한 열정은 젊은 사람 못지않아 시작부터 정비업과 바디샵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6명의 종업원 모두에 대한 기술지도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만큼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가족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는 박 사장은 가족으로 부인 박정애씨와 큰 딸 희영, UC어바인에 재학 중인 장남 동희가 있다. LA에서 여행 온 유학생들의 차가 고장으로 길에 멈췄다는 전화를 받고 황급히 문을 나서는 박원순 사장의 모습에서 기술자이기 이전에 맘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를 보는 듯했다. 3900 W Spring Mountain Rd. #A-2, Las Vegas, (702)227-6562

<김문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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