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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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 10대 소녀 ‘온라인에서 실연 당해’ 자살

2007-06-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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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남성과 접촉 비극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던 10대 소녀가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 20대 청년과 사랑에 빠져 순결을 잃었다가 갑작스런 절교선언으로 좌절해 자살한 사건의 자세한 경위가 밝혀지면서 온라인상에서 청소년들이 노출되고 있는 관계의 위험성이 얼마나 큰 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하고 있다.
18일 LA타임스에 따르면 레익포리스트에 살던 14세의 크리스틴이 인터넷 미니 홈피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서 텍사스에 거주하는 27세의 카일리 라이언 바워스를 접촉하게 된 것은 지난 2005년.
바워스는 이때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더주리 등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사진과 “언제나 새로운 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는 내용의 소개 글을 올려놓았고 크리스틴이 이를 찾아내면서 관계가 시작됐다.
맨 처음 자신을 19세로 소개했던 크리스틴은 일주일만에 섹스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나이를 14세로 정정했으나 바워스는 이에 개의치 않았다. 이들의 관계는 헴스 부부가 알아채고 집안의 컴퓨터를 5개월간 사용치 못하도록 하면서 끝나는 듯 했다.
착실하고 학교 성적도 뛰어나 의사가 되기를 희망했던 크리스틴은 그러나 학교와 인터넷 카페, 친구 컴퓨터, 전화 등을 이용해 바워스와 꾸준히 접촉했으며 사랑한다고 믿으면서 갈수록 농도가 짙은 사진과 동영상을 주고받던 끝에 그해 겨울 바워스가 캘리포니아를 방문, 그녀의 집 인근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바워스는 이로부터 5개월 후 “다른 여자에게 임신을 시킨 것 같다”며 절교를 선언했고 성폭행을 당한 듯한 느낌을 받았던 크리스틴은 모든 사실을 부모에게 실토했으며 수주일 후 바워스는 체포돼 기소됐다.
크리스틴은 바워스 수사에 적극 협력하면서 이 사건을 떨치려 했으나 우울증이 시작됐다. 크리스틴의 부모는 갈수록 우울증이 심해지는 딸을 위해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고 샤핑과 영화 관람을 함께 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분노와 고통 속에 고민하던 크리스틴은 작년 여름 가족들이 교회에 간 사이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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