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구내식당 운영권 따낸 최정범씨
▶ 현재 상무부, 법무부 식당도 맡아
워싱턴 한인 1.5세가 경영하는 식당 위탁 운영회사가 다음 달부터 백악관 직원 식당의 운영을 맡게 돼 화제다.
I.L. CREATIONS(대표 최정범)은 최근 메리엇, 콤파스 등 세계 유수의 급식기업들을 제치고 백악관 직원식당 민간 위탁 운영사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보안교육 등을 거쳐 7월9일부터 백악관 전 직원들에 식사를 제공하게 된다. 백악관 직원식당은 조슈아 볼턴 비서실장 이하 하루 2천 명이 넘는 직원들이 매일 이용하고 있다.
최정범 대표(45세, 미국명 스티븐 최)는 지난달 열린 입찰에서 백악관 식당 계약을 성사시켰다며 워낙 유명 기업들과 경쟁이 붙어 자신이 없었는데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놀라워했다.
앞으로 15년간 백악관의 입맛을 책임지게 된 I.L. CREATIONS사는 1999년 설립된 기업. 워싱턴 근교인 메릴랜드 주 락빌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 수는 500여명. 급식 사업과 함께 중국과 스리랑카, 한국에 별도 회사를 두고 의류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 회사가 창사 8년 만에 세계적인 급식기업들이 탐내는 백악관 식당 건을 성사시킨 건 그동안 쌓아온 신뢰감과 노하우가 크게 작용했다.
최 대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매뉴팩처에서부터 가격, 직원 트레이닝 등 모든 분야에서 미 대기업들이 따라오지 못할 노하우를 만들었다며 특히 해안경비대와 상무부, 법무부의 구내 식당을 위탁 운영하며 공무원들로부터 신뢰감을 얻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급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은 만큼 최 대표는 자신감에 차 있다. 현재의 연 3천만달러의 매출이 1년 이내에 2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수주한 정부 프로젝트 금액만 해도 1억7천만 달러나 된다.
최 대표는 앞으로 미국의 대학 식당과 함께 한국 급식 산업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또 8년 후에는 회사를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는 청사진도 갖고 있다.
그는 상장시 전 직원에 주식의 30%를 나눠주고 딱 3년만 경영할 생각이라며 그 후에는 중국이나 아프리카 같은 오지로 가 학교를 세우고 선교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6년 때인 1974년 도미한 최 대표는 명문 호튼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중에는 부모님이 워싱턴에서 운영하는 카페테리아에 샐러드 바를 처음 도입하는 등 일찌감치 사업가로서의 수완을 발휘해왔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최중철 장로의 4형제 중 둘째로 독립 운동가였던 외조부 홍순원 옹(작고)의 영향으로 지금껏 일제 차를 한 번도 구입하지 않았다 한다. 현재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이사장을 맡아 미 의회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위한 로비에 동분서주하고 있기도 하다.
최정범 대표는 전 미국의 공무원들이 내 밥을 먹고 출근하고, 전 대학생들이 내 밥을 먹으며 공부하는 것이 사업가로서의 내 꿈이라며 누구나 꿈을 갖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