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수업체를 찾아서 <4>한국정육

2007-06-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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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업체를 찾아서 <4>한국정육

철저한 프로 정신과 부단한 상품개발로 한국정육을 장수업체로 일궈 온 노종환(오른쪽) 사장과 함께 노 사장의 어머니 노윤화 씨.

‘그동안 프로정신을 갖고 한우물 경영만 추구한 것이 한국정육을 업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퀸즈 플러싱의 ‘한국정육’(대표 노종환). 한인사회 육류 전문업체의 대명사격인 한국정육은 1982년 엘름허스트(85-17 Whitney Ave.)에 소형 정육점으로 문을 연 이후 미 동부일원의 한인 정육 소매업계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 있다.

지금은 정육 도매상 ‘뉴욕 미트’(New York Meat)을 지주회사로 퀸즈 노던블러바드 본점을 비롯해 모두 4개 소매 체인망을 갖춘 견실한 업체로 성장해 왔다.이처럼 한국정육이 오랫동안 큰 기복없이 발전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전문 육류업체로서의 프로정신과 끊임없는 유통망 구축 및 상품개발에 기인한다. 배영대 사장이 한인사회 최초의 정육소매점으로 오픈한 한국정육점은 1988년 현재의 노종환 사장의 어머니 노윤화 씨가 인수하면서 성장일로를 걷게 된다.


우선 노 사장은 업소를 인수하자마자 육류업체로서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매 회사를 설립하는 작업에 착수, 1989년 퀸즈 코로나에 뉴욕 미트를 오픈했다. 현재는 브롱스 헌츠포인트 정육도매상가에 자리 잡고 있는 뉴욕미트의 설립은 대형 식품점들이 즐비한 뉴욕일원 정육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지 거래를 통해 안정된 가격에 물량을 공급받게 됨으로써 고품질의 육류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전문 정육점’으로서의 기반이 마련됐던 것으로 타 도매상들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는 한인 대형식품점은 물론 미국계 유명 수퍼마켓들과의 ‘품목 차별화’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노종환 사장은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정육분야에 매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최고 품질의 육류를 소비자들에게 가장 싼 가격에 신속히 공급하겠다는 전문 정육점으로서의 프로정신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인 정육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 체인망 개념도 한국정육의 또 다른 장수비결로 꼽힌다.

2000년대 들어 한국정육은 체인점 모집에 나서면서 플러싱에 국한돼 있던 영업망을 퀸즈 베이사이드와 리틀넥 인근,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등까지 확대했다. 한국정육은 이를 위해 간판 로고를 단일화해 정부 당국에 등록하는 한편 매장 설계도 표준화 작업을 펼치는 등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힘을 쏟았다. 여기에 가맹점의 경우 반찬 코너도 별도로 설치함으로써 육류 단일 품목으로 자칫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을 보완, 업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끊임없는 상품개발도 한국정육의 장수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정육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은 2004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한 ‘블랙 앵거스’와 ‘내추럴 블랙앵거스’. 이 상품들은 당시 불기 시작한 웰빙 바람에 힘입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현재는 한인사회의 가장 대중화된 쇠고기 품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을 정도다. 물론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지난 2003년 미국내에서 광우병 파동이 일면서 한동안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던 것. 그러나 이같은 위기도 그간 쌓아왔던 고객들과의 유대관계
로 지난해 초부터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현재는 한국 쇠고기 수출 재개와 맞물려 성장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상태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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