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복폭력 조폭’밴쿠버에

2007-05-24 (목)
크게 작게

▶ 공관“소재 파악됐지만 사법권 없어”

▶ 경찰간부들, 도피 전 함께 식사까지

<토론토지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에 연루돼 캐나다로 도피한 폭력배 오모(54)씨의 소재가 밴쿠버 지역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검거는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밴쿠버총영사관 장권영 경찰영사는 22일 본보와 통화에서 “한국경찰청이 캐나다경찰 본부로 직접 협조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오씨의 체포여부는 캐나다경찰의 적극적 의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 영사는 또 가족들의 소재는 파악하고 있지만 오씨가 함께 거주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찰이 보복폭행사건 내사 당시부터 혐의를 두고 있던 오씨는 지난달 27일 출국 당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또한 경찰은 도피한 지 열흘 후인 지난 7일에서야 출국 사실을 알고 뒤늦게 인터폴에 강조송환을 요청했다.
경찰이 오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소재까지 파악하면서도 검거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의 사법권이 캐나다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외로 도주한 범인을 인도하는 통로는 인터폴의 협조, 국가 간 범인인도조약, 형사사법공조조약 등이다.
한국경찰은 인터폴에 요청은 했지만 인터폴 규정에 따라 오씨가 이곳에서 불법행위를 하지 않는 한 캐나다경찰이 체포할 수는 없다. 또한 한국과 캐나다는 지난 90년대 범죄인인도조약과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이미 체결했지만 사건의 심각성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캐나다경찰이 발빠르게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범서방파 행동대장으로 사건 당일인 3월8일 밤 청계산 공사현장과 북창동 S클럽 등 2곳의 폭행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오씨는 지난주 캐나다를 떠나 태국으로 입국하려다 입국 거부를 당해 다시 캐나다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폭폭행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남대문경찰서 간부 2명이 사건발생 직후 폭행현장에 동원됐던 오씨를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4월 하순께 광역수사대로부터 첩보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하기 전까지는 사건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남대문경찰서의 주장은 거짓 해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22일 “남대문서 수사과장 강대원 경정과 이진영 경위가 4월 중순 보폭폭행 관련자인 오모씨를 만나 식사를 같이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더 이상 수사라인에 두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대기발령 조치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