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구역제 채택 교통지옥 초래
파킹랏 나가는데 90분 넘게 걸려
팬들 격분 주차요원들 도주
겨울 내내 LA 야구팬들이 고대했던 홈경기 개막일. 그러나 다저스 구장에서는 지난 9일 근래 보지 못한 팬들의 야유와 고함이 터져 나왔다.
콜로라도 팀에 3대6으로 패해서가 아니라 올해 도입된 새로운 주차 시스템 때문. 이날 주차장에서 나오는데 90분이 넘게 걸리는 교통대란에 격분한 나머지 일부 다저스 팬들이 차에서 내리자 주차 안내원들이 현장에서 달아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다저스의 카밀 잔스턴 보도부국장은 일부 주차 안내원들이 “도움은 줄 수 없고 팬들로부터 야단을 듣는 불편한 상황”에 놓여 자리를 떴다고 확인했다.
이날 혼잡으로 구장 주차장뿐 아니라 여러 고속도로와 주요 거리들의 교통이 마비되고 15~20대의 차량이 중앙분리선으로 달리는 무질서까지 야기됐다. 더구나 올해부터 주차비가 10달러에서 15달러로 50% 이상 인상된 사실도 팬들의 노여움을 부채질했다.
다저스가 주차 혼잡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지정구역 주차는 각 입구에서 들어온 차들이 지정된 주차장으로 인도되어 그 곳에 주차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이전에는 어느 입구로 들어오든 아무 빈자리에나 주차할 수 있었다. 과거 시스템아래 운전자들은 제일 좋은 주차 자리를 찾으려고 더 오래 운전해 불필요한 교통체증을 일으키는데 지정 구역은 이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다저스측은 개막전이 낮 경기라서 문제가 더 악화됐다는 입장이다. 매진된 다저스 경기는 대체로 1만6,000대의 차량이 들어 오는데 개막일에는 2만대로 더 많아진다. 더구나 올해는 낮 경기였기 때문에 러시아워와 맞물려 교통 혼잡을 빚었다며 앞으로 주차문제가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팬들은 입구에서 차가 밀려 교통이 마비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야구팬 제프 코긴스(44)는 “애나하임 에인절스가 월드 시리즈 7회전에서 자이언츠와 경기했을 때에도 주차시간이 이보다 훨씬 빨랐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5달러라도 더 내겠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