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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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고령 종신수 더 가둬서 뭐하나

2007-04-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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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범
귀 멀고 병치레
가석방 논란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교도소에는 캘리포니아 전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재소자가 수감되어 있다. 94세에 백발머리 보행기를 끌고 다니는 종신수 존 로드리게즈는 귀가 잘 안 들리고 곧잘 잊어버리는 것이 많다.
관절염을 앓는 그는 몇 번 넘어지는 바람에 팔이 부러져 지난 2년 동안은 교도소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는 그동안 6차례 가석방위원회로부터 가석방 되어도 좋다는 추천을 받았으나 번번이 주지사들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재소자에 무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교도소 법률사무소(PLO)의 돈 스펙터는 “이 사람을 교도소에 계속 가둬서 주정부가 얻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며 로드리게즈의 케이스가 가석방 절차의 부조리를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로드리게즈가 흉측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지난 1981년 68세의 나이에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한 로드리게즈는 최소 16년에서 종신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을 수사한 몬트레이 경찰국은 “우리는 여기 있지 않은 피해자를 옹호한다”며 로드리게즈의 가석방을 반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앞으로 로드리게즈와 같은 케이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가주 재소자수가 현재 9,500명이지만 2030년까지 3만3,00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55세 이상 재소자의 수감비용은 연평균 7만달러로 젊은 재소자들보다 2~3배 더 많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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