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은 그림자 같은 존재”
2007-04-03 (화) 12:00:00
도슨 생부 상봉 오프라 쇼 동시통역 김용범씨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했던 토비 도슨의 친아버지 김재수씨의 통역을 맡아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비쳤던 YK 컨설팅의 김용범 법정 통역사. 그는 “처음에는 PD가 무대 밑에서 마이크를 통해 통역을 해달라고 했다가 녹화 바로 전에 무대 위로 올라가라는 요구를 해서 깜짝 놀랐다”며“통역은 그림자 같은 존재로 말과 말을 연결해 줄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인 사람인데 갑자기 나가라니, 무대 위로 올라가는 20초의 시간이 20분 처럼 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통역 경력만 10년이 넘은 김용범씨는 그 오랜 경력을 통해 어떤 순간이 닥쳐도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 순발력이 뛰어나서인지 토비 도슨 부자의 깜짝 상봉 못지 않은 깜짝 출연이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고 능숙한 통역 실력을 보였다.
김재수씨가 시카고에 머물렀던 2박3일 동안 그의 입과 귀가 돼주었던 김용범씨. 그는 오프라 쇼 녹화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들을 몇가지 소개했다.“제작진은 부자의 깜짝 대면을 위해 어찌나 보안에 신경쓰던지 둘의 숙소를 같은 호텔로 예약했다가 막판에 김재수씨의 숙소를 옮겼습니다. 또 김재수씨는 아들에게 주기 위해 한인으로서의 위대함을 잃지 말라는 의미가 담긴 무궁화 다섯송이가 그려진 대형 액자를 가져와 녹화장에서 전달하려 했는데 시간 관계상 취소되기도 했습니다.”한국에 왔다가 소주를 맛보고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부산에서만 나는 경남소주 5병을 갖고 온 김재수씨의 일화 역시 아버지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김용범씨는 “김재수씨가 방송이 끝난 뒤, 도슨의 양부모들에게 형님과 형수님으로 모시겠다고 하는 모습에 진한 인간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지난 한국의 대선 때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던 세풍 사건의 한 관계자인 이석희씨가 미시간주 그랜 래피즈 소재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때도 통역을 맡았던 김용범씨는 “의뢰인들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해 그분들의 답답한 심정을 풀어주는 메신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