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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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 사막의 ‘대장금’

2007-03-3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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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비 사막의 ‘대장금’

바스토우 궁전식당의 김현정(왼쪽)씨와 이창하씨.

바스토우 궁전회관 김현정 대표

대형 병원서 수십년간 간호사 근무
인공 조미료 안쓰는 웰빙식단 인기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15번 프리웨이와 40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바스토우는 중서부 내륙 교통의 요지인 동시에 군사도시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는 아울릿으로도 그 명성을 떨치던 도시였으나 수년전부터 LA인근에 대형 아울릿들이 속속 오픈하여 현재는 40번 프리웨이로 애리조나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이곳 아울렛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라스베가스와 빅토빌, 피닉스 등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바스토우를 통과하는 차량은 계속 늘고 있고, 이라크 파견 군인들의 훈련캠프인 포트 어윈의 군인들이 계속 증가하여 도시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활기차 보인다.
한인인구가 불과 100여명에 불과한 이 도시에 3,000스퀘어피트가 넘는 멋진 한국 식당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부산 매리놀, 수원 빈센트병원 등 한국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수십년간 수간호사를 지낸 의녀출신이 웰빙 식단을 직접 마련하여 손님들을 맞이하는 식당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그 주인공은 일명 ‘바스토우의 대장금’으로 불리는 김현정 사장. 남편 이창하씨와 4년째 바스토우에서 동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굳이 한국식으로 친정의 성을 붙여달라는 선비 집안 출신이다.
“6년 전에 이민와서 LA 자바시장에서 2년간 식당경험을 쌓고는 이곳 바스토우로 이사 왔는데, 평일에는 한적하고 인정 넘치는 작은 도시이지만 주말만 되면 LA에서보다 오히려 더 정신이 없다”며 “이곳 한인들은 모두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으며 특히 한국에 주둔했던 베테런들이 많이 사는 도시라 이른 아침부터 찾아오는 백인 할아버지 군인들이 있는데 이들은 김치는 물론 청국장까지 섭렵한 한국음식 매니아들”이라고 바스토우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김씨는 간호사 출신답게 “집에서 먹는 그대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며 “요즘 웰빙이 유행인데 우리 어머니들이 만들어 주던 김치찌개, 된장찌개, 동태찌개, 생선구이, 콩자반 같은 음식이 최고의 건강식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15번 도로와 40번 프리웨이 모두 장시간 지루하게 운전을 해야 하는데 이곳에 잠깐 들러 시원한 동태찌개를 드시고 나면 피로가 싹 가실 것”이라고 식당자랑을 하며 “손님을 왕으로 모시는 궁전식당은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가능하면 어류와 야채를 주재료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씨는 동네 사람들과 여행객들의 건강지킴이로도 활약이 크다. 찾아오는 손님 중 혹시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대학병원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돌보았던 경험을 되살려 카운슬링도 정성껏 해주는 구수한 경상도 옆집 아줌마이다.
김씨는 이어 “이민생활에 지쳐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하는 분들이 상상 외로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분들에게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건강에 도움 되는 몇 가지 조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궁전식당은 15번 프리웨이 바스토구간의 East Main 출구로 나와 동쪽으로 200미터 가량 가면 오른쪽에 있으며, 전화번호는 (760)255-3838, (760)267-6544이다.

<김문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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