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GSM 세계회의’서 본 2007 유행폰

2007-02-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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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인간과 더 가까워진다

휴대폰을 펼치면 얼굴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본체가 휘어진다. 또 손으로 건드려 작동하는 휴대폰 화면을 옆으로 밀면 스파이의 비밀 도구처럼 영문 자판이 나타난다.
공상과학(SF)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12~15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3GSM 세계회의 2007’에서 소개된 기발한 아이디어의 휴대폰들이다. 올해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되는 화제의 휴대폰들을 현지에서 만나봤다.

▲모토로라 모토라이저 Z8 : 인체공학 디자인 얼굴에 착


모토로라가 야심차게 내놓은 주력 제품으로 겉보기에 평범한 슬라이드폰이다. 하지만 화면을 위로 밀어올리는 순간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온다. 화면이 위로 올라가며 본체가 마치 마술에 걸린 듯 부드럽게 휘어진다. 모토로라의 인체공학 디자인이 펼치는 기술력의 상징이다.

기존에 휴대폰을 사용하다 보면 입과 휴대폰 송화구 부분이 멀어서 말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연신 휴대폰을 귀와 입을 오가며 바삐 움직이면서 통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모토로라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입 쪽으로 송화구가 다가가는 휴대폰을 만들었다.

모토라이저 Z8 덕분에 모토로라 전시관은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각국 취재진들도 이 제품 앞에서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기 바빴다. 앞으로 모토라이저 Z8이 세간에서 “모토로라를 미치게(크레이지) 만들었다”고 표현하는 ‘크레이저’의 판매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 울트라 스마트 F700 : 손가락 따라 밝기 조절

올해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새로운 휴대폰 앞에 서면 습관처럼 화면을 손으로 건드려본다. 그 만큼 터치폰이 유행처럼 많이 등장했다. 영상통화가 가능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를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울트라 스마트 F700’도 터치폰이다.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양 옆으로 움직이면 밝기가 변하고 위, 아래로 밀고 당기면 음량이 달라진다.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가 화면을 통째로 옆으로 밀면 컴퓨터(PC) 자판과 똑 같은 영문 자판이 나타난다.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그만큼 유리하다.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도 터치스크린과 PC용 영문자판 등 두 가지 기능을 모두 갖춘 F700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노키아 N95 : 사람을 위한 내비게이션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야심작은 위치확인시스템(GPS)을 내장한 ‘N95’였다. 이 제품은 특이하게도 지도 검색 기능을 선택하면 지구본이 화면에 나타난다. 원하는 지역을 휴대폰 자판으로 선택하거나 지명을 입력하면 식당, 병원 등 지역 정보들이 나타난다. 여기서 목적지를 고르면 휴대폰이 음성으로 길 안내를 해준다. 차량이 아닌 사람을 위한 내비게이션이다.

‘N93i’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거울처럼 반짝거리는 미러형 표면이 특징인 이 제품은 비디오 카메라가 장착된 비디오폰이다. 휴대폰 옆면에 부착된 비디오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해 버튼을 누르면 무선인터넷으로 동영상이 바로 전송된다. 이용자제작콘텐츠(UCC) 시대를 겨냥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소니에릭슨 W950 : 4,000곡 저장 워크맨폰

소니에릭슨의 대표 주자는 단연 음악기능이 뛰어난 ‘워크맨폰’이다. 이번 전시회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무려 4,000곡을 저장할 수 있는 워크맨폰 ‘W950’을 공개했다. 고음, 저음 등을 단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그래픽 이퀼라이저가 들어있으며 음악 선택에 편리한 탐색 버튼이 휴대폰 전면과 옆면에 달려 있다. 재미있는 점은 옆면 버튼을 작동하면 전면 버튼이 자동으로 사라져 오작동을 방지한다.

▲LG전자 프라다폰 : 대리석 느낌 터치스크린

LG전자 전시관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제품은 이탈리아의 패션 명품업체인 프라다가 디자인을 맡은 ‘프라다폰’이다. 검은 대리석 같은 외관이 고급스런 느낌을 주며 숫자판이 전혀 없는 매끈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숫자판 대신 휴대폰 표면을 건드리면 각종 기능을 작동하고 전화도 걸 수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을 도입했다.

이밖에 세계에서 가장 얇은 5.9㎜ 두께의 막대형 휴대폰 ‘울트라 에디션 5.9’ 등 삼성전자의 울트라 에디션 두번째 시리즈, 골프게임이 내장된 소니에릭슨의 ‘M600’ 스마트폰, 넓은 화면과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택해 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키아 N800’, 10시간 연속 음악재생이 가능한 푸른색의 ‘크레이저 K1’과 HSDPA를 지원하는 ‘크레이저 K3’ 등 모토로라의 크레이저 후속 제품군 등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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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모토로라 모토라이저 Z8, 삼성전자 울트라 스마트 F700, 소니에릭슨 W950, 노키아 N95, LG전자 프라다폰>

바르셀로나=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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