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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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 목사‘사기 기질’화제

2007-02-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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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교회건물 팔아치워 감옥행

수감자 범행고백 이용
검찰과 협상 실형 면해
사기행각 소재 책 출판도

노인 대부분인 교인들
“용서한다”지만 큰 상처

노인 교인들이 대부분인 교회의 담임목사가 몰래 교회 건물과 목사 관저(사진)를 팔아치운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LA타임스는 12일 캘리포니아주의 소도시 리폰을 지난해 발칵 뒤집은 랜달 래딕 목사(작은사진·퍼스트 콩그리게이셔널 처치 전 담임)의 ‘양떼 배신 행각’에 대해 보도했다.
래딕 목사는 10여년 전 샌호아킨 카운티의 이 도시에 부임하면서 아버지 같은 80대, 90대의 노령자 교인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설교에서 유난히 사랑과 은혜를 강조하는 한편으로는 서류를 위조, 교회 소유권을 자신에게 이전한 뒤 그를 담보로 20만달러의 론을 받았다. 그것도 모자라 교인들도 모르게 한 부동산 투자가에게 교회와 사택 전체를 52만5,0000달러에 팔아넘겼다.
결국 교인 전체를 팔아버린 그같은 부정을 은폐하기 위해 교인 대표들을 축출하기 시작했다.
래딕 목사의 파렴치한 이중행각은 그가 BMV 고급차를 샀다는 은행의 통보가 교회 당회에 도착하면서 마각이 드러났다.
래딕 목사는 수사관들이 BMW와 랩탑 등 고가물건 구입의 배경을 조사하자 덴버로 달아났다가 경찰의 설득으로 2005년 11월 자수했고 재판을 기다리는 6개월 동안 수감되어 있었다.
그의 기발한 사기 성향은 미결수 유치장에서도 발휘됐다. 같이 수감된 살인혐의 용의자 로이 제럴드 스미스의 신뢰를 얻어 “내가 살인했다”는 고백을 받아냈고 그를 검찰과의 형량 조절에 이용했다.
결과 횡령혐의를 제외한 다른 9건의 중범혐의가 기각되는 성과를 얻고 일단 석방됐다. 이번 15일로 예정된 형량선고 재판에서도 징역형은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선고재판을 기다리던 그는 또다시 기발한 착상을 냈다.
출판사 에이전트를 불러 자신의 양떼 배신의 모든 것을 밝히는 책 ‘스니치’를 쓴다는 제안을 한 것. ‘스니치’ 출판계약은 안됐지만 회고록 스타일의 책 ‘알맹이의 소리’ 계약은 지난달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행각이 밝혀졌지만 대부분 노령자 교인들은 ‘목사도 인간이고 잘못 판단할 수도 있다’며 용서했지만 믿었던 목사에게서 받은 상처로 아파하고 있다고 주디 에드워즈 현재 담임은 말했다.
이 교회는 타이틀을 지난해 다시 복구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사택은 아직 되찾지 못해 에드워즈는 모터홈에서 살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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