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15인이 말하는 한인사회 아쉬운 점과 새해소망

2006-12-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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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듀 2006년’…한인공동체 성장 희망

▶ 대표성 갖춘 인물 키우고 주류사회와 교류해야

2006년 한 해가 저물었다. 한인 커뮤니티는 기쁨과 슬픔, 아쉬움과 희망 등을 맛보면서 또 한 해만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감하면서 본보가 선정한 각계 각층의 한인 20인으로부터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두제 원장(뉴라이프아카데미)=한인 사회가 마치 중구난방으로 한 해를 살아왔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즉 구심점 없이 지내왔다는 의미다. 든든한 뿌리가 있는 한인 커뮤니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훅 불면 그만 날아만 갈 것 같은 허약한 체질의 한인사회라는 인상이 짙다. 서로 섬기는 삶을 통해서 한인공동체가 성장하길 기대한다.

◆김종옥 영사(총영사관 교민담당)=지난 8월부터 동포사회 업무를 감당해왔다. 한인 단체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참여하면서 동포끼리 서로 협력하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많이 봤다. 아쉽게도 2년마다 입항하는 해군 순항함을 한인 대표기관이 주관해 영접하고 모든 행사를 진행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민완기 교장(프레이저밸리 한국어학교)=영어권 사회에서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되어 일선 학교에서 학점을 딸 수 있도록 된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좀 더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확대 보급할 수 있는 주체인 한국어학교들과 한국어연구후원회(BCSACKS),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한국어프로그램이 상호 하모니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아쉽다. 다양성 속에서 하모니가 절실하다.

◆박신일 목사(그레이스한인교회)=한인들의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 올해도 여전히 한인 전체를 하나로 묶어내는 권위 있는 단체부족으로 연합이라는 측면에서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다양한 측면에서 볼 때, 하나의 기구보다는 각 직능별 단체들이 건강한 모임을 만들어 가면서 한인 대표성을 골고루 갖춰주길 희망한다.

◆손홍세 원장(KCEF)=한인 서비스업종에서 종종 낯부끄러운 장면들을 봤다. 소위 한국식으로 밀어붙이면 뭔가 되는 줄 알고 룰에도 없는 것을 요구하는데, 일단 캐나다에서 사는 만큼 캐나다의 룰을 제대로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식으로 룰을 편의대로 해석해서 주장하다 거절당하면 인종차별 한다고 주장하기보다 원칙을 지키는 한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병상 대표(그레이트 밴쿠버 파이넨셜사)=직능별 단체 활동은 활발한데 반해 한인 커뮤니티가 하나로 뭉쳐 한인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너무 미흡했다. 소수민족으로서 이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인들의 결집된 힘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사실 한인 사회 이익을 대변해줄 인재양성마저 눈에 띄지 않는다. 한인들이 하나로 뭉쳐서 정치후보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승훈 학생(SFU학생회 전 회장)=한인 커뮤니티가 주도적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하는데 좀 인색했던 것 같다. 청소년들, 특히 유학생 중에는 학교에 적응 못한 채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바로잡아주고 이끌어줄 수 있는 그런 세미나나 모임들을 한인 커뮤니티가 관심 갖고 열어줬으면 좋겠다

◆장희순 위원(영어명 헬렌 장·버나비교육위원)=문화행사, 장학회, 음악회 등을 통해 한인들이 우의를 다진 데 대해 매우 좋게 생각한다. 그러나 한인 숫자와 경제력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그 잠재력을 주류사회에 100%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픈 된 시스템을 통해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발굴해 키워주고, 다른 커뮤니티와의 교제도 활발하게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혜승 단장(밴쿠버한국무용단)=올해에도 많은 문화행사들이 펼쳐졌다. 그럼에도 한인사회는 분열된 양상을 보였다는 게 아쉽다. 너무 비슷한 행사가 모방되듯이 열려, 타민족 커뮤니티에 낯부끄러움이 일었다. 중국 커뮤니티는 비슷한 것이라면 한쪽으로 모아 역량을 극대화시킨다. 한인 커뮤니티도 이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


◆황남철 구매팀장(한아름마켓)=한인사회가 보편적으로 나눔(기부)에 인색하다. 참여하는 사람도 적다. 살기 좋다는 밴쿠버에서 삶에 대한 혜택은 누리면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는 자세가 약하다. 한인 커뮤니티만의 성장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한인사회의 새로운 바람이 일었으면 좋겠다.

◆김형운 (외환은행 버나비 지점장)=밴쿠버의 한인 사회가 지난 한해 동안 양적으로 또한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에 따라 주류 사회의 많은 주목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인 사회의 구심점으로서 주류 사회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 특히 은행에서 일하면서 새로 이민 온 분들이 너무 캐나다 정보에 어두운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행사나 세미나를 자주 열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단체의 필요가 절실하다.

◆김연수 (한인신용조합 상무)=한인들을 대표하는 여러 단체들이 있지만 이러한 단체들끼리 유기적인 대화나 협력 등으로 유대 관계를 강화해 나갔으면 좋겠다. 개인 험담 같은 것을 지양하고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며, 서로 정보 교환도 하면서 한이 커뮤니티 전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 헌신하고 봉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 내년에도 한인 커뮤니티의 경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다.

◆유미종 (서양화가)=한인 커뮤니티가 주류 사회와 너무 동떨어져서 우리끼리 지내는 듯해서 아쉽다. 캐나다에 살고 있으니까 한인들도 캐나다 주류 사회에 당당히 참여하고 서로 교류를 활발히 했으면 좋겠다. 예컨대, 문화 교류를 활성화한다면 좋을 것이다. 아울러, 한인 사회 내에서도 유학생들과 이민자들 사이에도 서로간의 벽이 있는 느낌이다. 캐나다에 있으면 다 같은 한인이니까, 서로 구분 짓지 말고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해 나가면 좋겠다.

◆심현섭 (수필가)=올 한해는 한국이나 캐나다가 모두 부동산 열풍으로 몸살을 앓았다. 게다가 기상까지 폭우에 폭설과 강풍이 몰아쳐서 밴쿠버가 밴쿠버답지 못하게 한해가 가고 있다. 한인 사회도 이제는 주위를 살피면서 불우한 이웃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또한 즐거워 할 수 있는 화합된 한인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가 새해답게 우리 곁에서 강건한 모습으로 복되게 다가오기를 축원한다.

◆연아 마틴 (C3쏘사이어티 대표)=올 한해에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를 하면서 나 자신이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더욱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참으로 다양하고 뿌리가 깊은 한국 문화를 접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또한 한인 커뮤니티가 참으로 역동적이고 단결심이 강한 것을 느꼈다. 물론 일부의 불평이 있을 수 있지만, 캐나다인들 조차도 IMF 당시의 금 모으기를 예로 들며 한인들의 단결된 힘을 부러워한다. 이러한 한인들의 독특한 문화가 다양함을 중시하는 캐나다 주류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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