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아메리칸 드림이란’
2006-12-18 (월) 12:00:00
‘이탈리안 피자’ ‘프렌치토스트’ ‘벨기에 초컬릿’ 이와 같은 합성어들은 각 물건들의 고유성과 대표성을 말해 준다. 피자는 원래 이탈리아에서 시작됐고 토스트는 프랑스에서 굽는 방법이 제일 맛있으며 초컬릿 중에서는 벨기에산이 가장 유명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듣는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은 드림 중에 제일 유명한 드림이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인가. 아메리칸 드림이 전 세계 모든 드림을 대표한다는 것처럼 들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잉글리시 드림이나 재패니즈 드림 심지어 코리안 드림이란 말을 그다지 접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한국에도 밝은 미래가 있고 영국 같은 다른 선진국에서도 꿈은 살아 있는 데도 말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영국, 일본, 한국처럼 역사가 오래되어 사회 계급구조가 비교적 수직적으로 형성된 나라에서 한 개인의 신분은 집안과 학벌에 의해서 많이 좌우되어 왔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방인에 의해 세워진 미국이라는 젊고 수평적인 사회에서는 꿈을 키우고 그 꿈을 통한 사회적 신분상승이 비교적 쉬웠었다. 실제로 우리들은 주변에서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땐 낡은 가방 하나와 돈 몇 푼 밖에 없었지만 땀 흘려 일한 지금은 자수성가하여 잘 살게 된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메리칸 드림은 ‘재평가’라는 말로써 이해가 더 잘 된다. 지금은 상황이 나쁘지만 참고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그 만큼 보답(평가)을 받을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공식에 대한 신뢰가 아메리칸 드림을 가능케 하는 힘인 것이다.
학교에서 교수들은 3년을 주기로 재평가를 받는다. 한때 유명했던 교수들이라도 지난 3년간 업적이 나쁘면 자리가 위태로워진다. 반대로 과거에 실력이 없던 교수라도 최근 3년 동안 열심히 하여 좋은 업적을 보이면 새롭게 평가를 받게 된다. 이것은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이 다 그럴 것이다. 단지 그 기간이 3년 혹은 1년, 아니면 매일 매일이 될지는 사람마다 직장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들은 모두 언젠가는 재평가를 받게 되어 있다.
지난 2002년 버클리 대학은 SAT I 점수 1,400점 이상 받은 학생 3,218명을 불합격시켰다. 물론 대학 입학에 SAT I 성적 외에 다른 것들도 중요하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버클리는 동시에 평균보다 훨씬 많이 떨어지는 1,000점 이하의 학생 374명을 입학시켰다는 사실이다. 불평등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평균점수 이하의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두는 학교는 버클리뿐만 아니다. 하버드를 포함한 유명 아이비리그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액면 점수보다는 그 학생이 어떤 환경에서 그런 점수를 받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 밑에서 생활비와 학비를 벌면서 어렵게 받은 1,000점은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학생이 받은 1,400점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좋은 학교일수록 최고의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한 학생들을 뽑겠다는 것이다. 그들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의 실천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아메리칸 드림은 벤처회사를 세워 큰돈을 버는 것으로 오해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평범한 이민자에게는 성공한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아메리칸 드림이 우리들의 자신의 삶에 대한 재평가임을 생각하면 우리들은 매일 매일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인생에 있어 성공이란 최고보단 오히려 최선이며 우리 자신들의 삶의 액면 점수보다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에 우리들의 아메리칸 드림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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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권 (USC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