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 추진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

2006-12-11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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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포들을 위하는 김영진(사진) 전 농림부장관의 마음은 극진했다.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KICA)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한인의 날’ 제정을 위한 청원운동(본보 9일자 3면 보도)을 설명하면서 김 전 장관은 “과거 조국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달러 보내기 운동을 벌인 게 미주 한인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아는 게 도리”라고 잘라 말했다.
‘자연인’으로 돌아와 생활하고 있는 김 전 장관에게 230만 미주 한인을 포함 700만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장외 의정의 새로운 대상이다.
해외동포들에게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조국 발전의 디딤돌이 돼 왔다는 사실도 있지만 국민 소득 2만달러시대, 세계무역 11위권 진입, UN 사무총장 배출 등 ‘감격적인’ 웅비를 준비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해외동포들에게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6개월만에 장관직을 내던지고 ‘밖에서’의 생활하며 인간적으로 겸손하고 낮아질 수 있었던 탓이다. 김 전 장관은 “운전기사도 비서도 없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대중들의 삶을 돌아봤다”고 했다. 이것은 확실히 의원 빼지를 달고 민정을 시찰할 때와는 너무 달랐다.
원칙에 충실하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는 농림부장관직도 미련없이 던지게 만들었다. “서울 고법의 새만금 사업 계속 추진 판결은 제가 옳았음을 증명합니다. 30대 젊은 법관이 제방공사 집행 정지 명령을 내리자 하루 3억원씩 손해가 났어요.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어 반대를 표명했고 장관직으로 내 의지를 보여준 겁니다.”
이 문제를 놓고 김 전 장관은 고향 교회에 가서 철야 기도를 했고 주민들을 위한 원칙과 소신을 버려서는 안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33km에 이르는 제방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기록”이라면서 “여기서 생산되는 100만섬의 쌀은 외국으로부터 85%의 식량을 수입하는 한국은 물론 통일이 될 때 북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에서 발을 뺀 후 4년 가까이 흐른 지금 향후 그의 행보는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장관은 “내년 대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좋은 대통령이 나올 수 있도록 나름대로 ‘킹 메이커’가 되고 싶다”며 그 후의 향배는 민의를 봐가며 결정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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