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맞서 경쟁하거나 철수하거나

2006-11-2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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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진출따라 기존 식품점들 지각변동


H마트에 이어 그랜드마트, 아씨플라자 등 타주 대형 마트들이 속속 시카고에 진출할 예정인 가운데 기존 식품업체들은 비즈니스를 접을 준비를 하거나 틈새시장을 뚫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등 상반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H마트는 1호점에 이어 차후 매장들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그랜드마트 역시 8개 매장들의 오픈 준비에 열심이다. 아씨플라자의 관계자들은 오는 28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곧 대규모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된다. 이와 관련, 시카고 일원에 산재해 있던 기존 20여개의 중소규모 식품점들은 H마트의 진출 전인 올해 초만 해도 미중서부 식품협회를 창립하는 등 공동대책 마련에 나서는 듯 했으나 단 한번의 모임 뒤에는 공식적인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기존 현지 식품점들 중에 아직은 간판을 내린 곳이 한군데도 없지만 매장을 정리하려는 곳은 몇군데 관측되고 있다. 한 식품점 대표는“아직 클로징은 안했지만 한 은행에 건물을 팔기 위한 계약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이 자리에서 20여년째 수퍼마켓을 하고 있는데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 근처에 속속 식품점들이 생기기 시작할 때부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대형마트까지 들어서니 더 이상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게 돼 애초계획대로 환갑인 지금 은퇴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매장을 처분하려는 식료품 업주들은 은퇴나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대형업체들과 정면 승부는 못하겠지만 틈새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식지 않는 식품업체 대표들도 있다. 3개의 체인점이 운영되던 아시아수퍼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이전 또는 확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수퍼 샴버그점의 박병렬 대표는“대형마트들의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대형마트들의 출혈도 크지만 중소규모 식품점들은 존립 여부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아시아에서는 대형마트 진출 훨씬 전에 매장 확장 및 이전을 위해 미리 봐 둔 장소가 있다”고 전했다. 맞은편의 하나수퍼마켓도 입주 샤핑몰 내에 최근 월마트가 문을 열게 되면서 새로이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여력이 닿는 한 세일 경쟁에 계속 합류하며 고객들을 발걸음을 놓치지 않는 곳도 있다. 서울마켓의 박숙희 대표는“북서부 서버브 지역의 업소들은 한인이든 외국인이든 한번 왔다가는 손님보다는 단골 손님들이 대부분”이라며“가족과 같은 분위기로 최선을 다하며 고정 고객 중심으로 계속 세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규모 식료품점이 생존하려면 나름의 특화전략을 찾아 대규모 마트들이 고객들에게 충족시켜줄 수 없는 면을 채워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드폴대학의 최진욱 경제학 교수는“소규모 식료품점들은 반찬을 특화하는 등 자신 있는 분야를 찾아 틈새 시장을 추구해야지 대형마트와는 가격 경쟁을 계속해 나가기는 힘들다. 품질, 서비스를 향상하고 대형마트가 제공하지 않는 상품을 매매할 수 있는 특화 전략을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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