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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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도넛 행상 ‘이젠 은퇴’

2006-11-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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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벨로 78세 노인 가업정리 주민“섭섭”
하루도 쉬지않고 가정방문 주문 판매

트럭에 도넛을 싣고 주택가를 누벼온 올해 78세의 노인이 54년만에 은퇴한다는 스토리가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LA타임스가 보도한 화제의 ‘도넛맨’은 LA시 남동쪽의 몬테벨로와 시티 오브 커머스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활동해온 허만 랭글리(78). 54년간 한 번도 장사를 중단하지 않았던 그를 의지해 왔던 많은 노인과 장애자들은 그의 은퇴소식에 허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달이면 만 79세가 되는 랭글리 할아버지는 거의 매일 45마일씩 달리는 행상을 하며 거의 60만9,000마일을 내달려온 끝에 이제 가업 정리단계를 밟고 있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당시 도넛 1개당 3센트에 사 5센트에 파는 방식으로 하루 400개 정도를 팔며 외상 판매도 마다하지 않았다. 각 가정을 방문, 주문을 받아 신선한 도넛과 빵 등을 배달해온 그는 처음 그에게 도넛을 샀던 12세 소녀가 27세 되던 때 자신을 기억하고 찾아와 청혼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그 여성은 랭글리 할아버지와 28년간 살다 숨을 거뒀다.
도매상이 최근 4차례 가격을 올리면서 이문이 박해졌지만 그는 한 번도 가격을 올리지 않은 채 개당 35센트를 고집해 왔다.
랭글리 할아버지는 그동안 여러 차례 강도를 맞았고 카재킹 위기도 있었으며 수시로 더럽혀지는 밴의 스프레이 낙서를 지워야 했으나 장사를 중단한 적은 없었다. 외상 고객 중 갚는 날짜를 늦춘 적은 있어도 갚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그는 은퇴를 발표하고 난 뒤 지난달부터 외상값 수거에 나서 6,000달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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