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여성 김주리씨 대령 진급, 첫 장군 나오나

2006-11-1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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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최고위직 한인 여성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해 화제가 됐던 김주리(사진.55·미국명 줄리 가드너) 중령(본보 2004년 8월 보도)이 대령으로 진급했다.
2003년부터 2004년 7월까지 1년 6개월간 이라크 전에 참전하고 돌아와 현재 플로리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 중령은 지난 주 진급자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통보 받았으며 조만간 진급식이 있을 예정이다. 한인 여성이 대령 지위에 오른 사실은 알려진 바가 없어 김 대령은 최초의 한인 여성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 대령은 “개인적으로 영광일뿐더러 가족 및 지인 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안겨주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번 진급은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해진 소식이어서 의미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암이 조기 발견돼서 무리 없이 치료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때문에 이라크에 다시 돌아가는 계획은 접어야 했다.
김 대령은 “이라크에 한 번 가봤으니 내가 다른 사람보다는 경험이 많고 또 나 같은 사람이 가야 젊은이들의 희생이 적어지지 않겠느냐”며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아쉬움을 강하게 나타냈다.
김 대령은 2003년 3월 쿠웨이트에서 3개월을 근무한 후 테러가 연일 발생하는 바그다드로 파견돼 폴 브레머 대사가 있던 미군정(CPA) 소속 자문관으로 미군과 이라크 주민을 연결하는 업무와 이라크 임시정부의 외무부 설립을 담당했었다.
그가 각국 대사관과 접촉이 많았던 업무 관계로 한국 대사관과 친분을 쌓으면서 무장단체의 총격으로 사망한 오무전기 근무 한인 직원 두 명의 시신을 한국으로 송환하고 한국 군의관이 성폭행 조작 사건에 연루돼 어려움에 있을 때 사건 확대를 막는데 큰 도움을 준 일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1977년 메릴랜드대 경제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가 파트 타임으로 근무했던 육군 예비군은 평생 직업이 됐고 ‘군인’으로 생을 마칠 생각이다. 이보다 더 큰 보람과 만족을 다른 직업에서 찾기 어려울 것 같다. 김 대령은 “삶의 목적을 모르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긍정적인 사고와 역경을 이겨내는 의지를 키워주는 군을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남편은 육군 대령으로 예편하고 국방부에서 근무하고 있고 맏딸도 조지아텍을 졸업한 후 해군 항공학교 해군에 복무하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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