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출산후 워싱턴 찾은 김주하 MBC 전 앵커

2006-10-1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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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밤 9시를 명쾌하게 매혹시키던 그가 ‘아기 엄마’가 되어 워싱턴을 방문했다.
메릴랜드에 시댁을 둔 MBC의 김주하 전 앵커(사진 . 33)다. 현재 육아 휴직중인 그는 남편 강필구씨와 생후 5개월 된 ‘준서’와 함께 시댁에서 2주간 머물 예정이다.
시어머니인 이정희 원장이 운영하는 휄로십 노인 데이케어 센터에서 16일 만난 김 전 앵커는 행복감을 토로했다.
“제가 모처럼 집에 있으니 남편이 더 행복해해 좋습니다. 전에는 제가 분장을 해도 예쁘다는 소릴 않던 남편이 수더분한 차림에 아기를 보고 있으면 예쁘다고 추켜세워요. 그런 칭찬이 좋아요.”
김 전 앵커는 2004년, 메릴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강필구씨(도이치 뱅크 한국 지사 이사)와 결혼했다.
남편이 육아를 많이 거들어줘 고맙게 생각한다는 그는 “미국에서 자라 개방적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보수적이라 놀랐다”며 “제가 옷을 좀 야하게 입으면 아주 싫어할 정도”라고 환하게 웃었다.
출산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넓이와 깊이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김 전 앵커는 “그동안 나 중심으로 사회를 이해했는데 아이를 키우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따뜻해지고 넓어지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땅에서 노인 복지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시어머니의 영향으로 노인 문제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97년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0년부터 5년 이상 MBC의 간판인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김 전 앵커는 지난 5월 득남으로 앵커석을 물러났다. 사내공모를 통해 직종을 전환, 경제부 기자로도 활동했으나 이 또한 잠시 접고 있다.
그는 출산 후인 지난 8월에는 북한을 처음 방문하고 돌아왔다.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평양의 한 병원의 착공식 참석을 위해서다.
“평양 시내에 ‘우리 식대로 살자’는 등의 구호가 많았는데 그만큼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된 것 아니겠느냐”는 그는 이번 방북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 바뀌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과거에는 대북 지원이 퍼주기 아니냐는 시각을 가졌는데 직접 가보니 달랐다”며 “미사일 발사나 핵문제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지만 부모의 학대를 받는 아이들은 도와야 하듯이 일단 돕고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짬을 내 황우석 사태등 방송 뒷이야기를 담은 책을 집필중이라는 김 전 앵커는 내년 봄 방송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한다.
방송 복귀 후의 계획을 묻자 그는 “뉴스에 매달리고 싶어요. 뉴스 하면 김주하가 떠오르는 그런 앵커가 되고 싶다”고 야무진 의욕을 밝혔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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