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 괜찮으세요?”

2006-10-1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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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인들, 한국 가족·친지 안부에 촉각

한국은 비교적 담담 분위기


북한이 지난 9일, 전 세계의 만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함북 김책시 인근에서 기어코 핵실험을 강행한데 이어 추가 핵실험까지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카고 한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함과 동시에 고국에 있는 부모, 형제, 친지들의 안부를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한인들은 북한의 핵도발 소식이 인터넷, 또는 현지 사회의 긴급 방송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던 지난 8일(시카고 시각) 밤 무렵부터 전화를 걸어‘그곳의 분위기는 어떤지’,‘정말로 전쟁이 일어날 움직임 보이는지’등의 여부를 물으며 불안해 하고 있다. 이 시각부터 갑작스럽게 한국으로의 전화가 밀려들면서 일부 전화카드회사는 통화량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한때 불통이 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으며 일부 한인들은 이메일이나 싸이월드, 다움 등의 홈피를 통해 한국의 가족, 지인들을 걱정하는 글을 남겼다. 일부는 또 메신저로 장시간 대화를 나누며 한국쪽의 상황과 분위기를 실시간 전해 듣기도 했다.

한인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걱정하는 것은 단연‘핵실험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에 경제적인 타격이 올 수 있다는 것’과 ‘만에 하나 전쟁이 일어날 경우 가족, 친지들의 생사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 한국 쪽과 연락을 마친 대부분의 한인들은“한국에 있는 분들이 비교적 담담해하는 것 같아 내심 안심은 되면서도 긴장감은 늦출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는 “‘고국에 있는 분들이 이민이라도 갔으면 속편하겠다’는 내심을 밝히는 등 동요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이성혁(33세, 대학원생)씨는“인터넷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내용을 읽고 곧바로 한국에 전화를 걸었다. 가족들은 이런 적이 한두번 아니니까 별로 걱정을 말라고 하셔서 내심 안심은 했다”며 “그러나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자영업을 운영하는 오은성(40대)씨는“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크게 걱정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북한이 핵무기를 정말로 한국 쪽으로 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글렌뷰에 거주하는 박미선(40대 주부)씨는“부모님이 아직 한국에 계시기 때문에 당연히 안부전화를 드렸다. 걱정은 안하시는 것 같아 안심은 된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지는 않을 까 염려하는 모습이 역력했고,‘이것 저것 다 그만두고 외국에나 나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는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1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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