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찾아 한국 갔다 쓸쓸히 되돌아온 입양한인
2006-08-23 (수) 12:00:00
제니퍼 던햄 씨“단 한번만이라도 엄마를 불러보고 싶어요”
왜 버렸는지 이해합니다. 모든 것을 용서했어요. 원망하지 않아요. 단 한번만이라도 엄마를 불러보고 싶어요.
지난 7월 초, 미 전국 한인입양인 네트워크 단체인 KAAN(회장 크리스 윈스튼)의 정기 총회가 모국 방문과 문화체험 및 생모찾기 일환으로 한국에서 개최되자 가슴 저미는 휴먼 드라마가 펼쳐졌다. 입양인들은 한가닥 실마리라도 잡기 위해 입양되기 전까지 지냈던 고아원 방문과 입양 기관의 기록을 살펴보기에 바빴다.
모국 방문 입양인들 중 3명이 생모를 찾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좋아하던 다른 입양 청소년들은 어느새 부러움으로 눈물을 머금었다. 축하의 말을 전하며 돌아서서 못찾는다 해도 한번만 노력해 달라며 양부모와 함께 기자에게 매달리는 제니퍼 던햄(24•사진)씨.
어린 자녀의 장래를 위해 부모 자격을 스스로 포기해야만 했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평생 자식을 버린 죄의식에 고통스런 삶을 살았을 생모를 걱정하는 성인으로 훌쩍 커버린 그녀는 입양되기 전, 어린 시절(3살)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개와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다며 보물처럼 가슴에 품고 있던 자신의 기록을 기자에게 내민 그녀의 설명은 분명하고 절박했다.
제니퍼 던햄의 입양 기록에는 1981년 3월28일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당시 생부는 24세의 성정남 씨, 생모는 22세의 조금순 씨로 적혀있으며 결혼한 부부가 아니라는 것만 밝히고 있다. 한국 이름이 성현정인 그녀는 부산 남구의 한 가정에서 자연 분만으로 출생했으며 아이의 장래를 위해 생모는 입양을 결심하고 포항의 ‘대자원’ 고아원에 맡겨졌다(1984년 9월15일)고 기록되어 있다. 당시 고아원 기록에는 ‘O형의 둥근 얼굴에 비교적 건강한 편’이며 ‘저녁 9시에서 다음날 오전 6-7까지 깨지 않고 자며 낮잠을 한시간 잔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 살의 성현정양은 엄마, 파파, 야! 등 간단한 단어를 구사하며 이해했다고 한다.
현재 뉴욕주의 볼스톤 스파에서 미용 디자인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제니퍼 던햄 씨는 애타게 희망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메일주소 delia328@aol.com
전화 번호는 (518)899-2930, (518)542-9610이며 한국어 통화는 입양 청소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박은실 교사(916-983-0990)에게 연락하면 된다.
<김미경 기자> janekim@koreatimes.com